이 대통령 “남북관계 새 전기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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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신년을 맞이해 청와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면서 집권 3년 차를 맞이한 국정운영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정 연설에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기 위해 ‘상시 대화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의 핵 문제를 6자회담과 남북 대화에서 함께 다루겠다는 의지도 엿보였습니다.

이명박: 북한이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하길 촉구합니다. 한반도 비핵화가 진전되고 본격적인 남북 협력의 물꼬가 트이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남과 북 사이에 상시적인 대화를 위한 기구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연설이 끝난 다음 이 대통령은 ‘남북 대화를 위한 상시 기구’가 자신이 지난 4월에 제안한 ‘고위급 연락 사무소’를 뜻한다고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신년 국정 연설은 북한이 1일 공동 사설을 통해 남북관계의 개선 의지를 밝히고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은 늘 남측에서 목이 매여 하던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바뀌었으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정상회담의 “콘텐츠” 그러니까 의제와 내용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회담의 시점과 장소 같은 “나머지 문제는 협상하기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건만 맞으면 평양에서도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청와대의 고위급 관계자도 “정상회담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지만 비핵화에 도움이 되고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연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또 “올해는 6.25 전쟁 6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남북 대화를 통해 “북한에 묻혀 있는 국군용사들의 유해발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명박: 낯선 땅에 와 생명을 바친 참전 용사들을 우리 대한민국은 잊지 않을 것입니다.

6.25 전사자를 위한 남북 유해공동발굴사업은 2007년 11월 제2차 국방장관 회담에서 남북이 함께 추진대책을 협의하기로 합의한 사항입니다. 한국은 이미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에 1996년 이른바 ‘적군묘지’를 조성했으며, 이곳에는 북한군의 유해 350여 구가 묻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