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김진국 기자) '눈과 얼음의 축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열전 나흘째입니다. 북한의 리성철 선수가 17일 남자피겨스케이팅 출전을 이틀 앞두고 마지막 공개연습을 했습니다. 리 선수의 연습장면을 지켜본 외국 전문가들은 메달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김진국 기자가 리 선수의 마지막 연습장면을 취재했습니다.
남자 피겨스케이팅에 출전하는 북한의 리성철 선수가 15일 같은 조의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 실전 연습을 했습니다. 리 선수는 연습내내 밝은 표정과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상위권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경기일까지 공개되는 마지막 연습이어서 취재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이날 대부분의 관심은 리 선수가 아닌 이탈리아 토리노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인 피겨의 황제 예브게니 플루셴코(Evgeni Plushenko) 선수에 집중됐습니다.
리 선수는 플루셴코 선수를 비롯한 같은 조 4명의 선수와 함께 경기가 열릴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정도 떨어진 연습장(트라우트 레이크 센터)에서 현지시각 저녁 6시 25분부터 약 40분 동안 연습했습니다.
안내방송 "다음은 북한의 리성철 선수가 쇼트프로그램 연습을 합니다."
스웨덴의 아드리안 슐타이스 선수에 이어 두번째로 음악에 맞춰 연습한 리 선수는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음악인 '평양 날파람'의 2분49초 중 처음 1분간은 실전처럼 연기했지만 두번째 점프의 착지를 불안하게 한 뒤부터 가볍게 몸을 푸는 동작만 반복했습니다.
리 선수의 연습을 지켜본 캐나다 본 취퍼(Vaughn Chipeur) 선수의 스캇 데이비스 코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리 선수의 연기가 경쾌하긴 하지만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데이비스 코치는 플루셴코를 비롯해 캐나다의 패트릭 챈과 미국과 일본의 각각 3명씩의 선수 등 10명 정도가 우승을 다툴 것이라면서 북한의 리 선수는 이들과 경쟁할만은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피겨스케이팅의 올림픽 중계 해설자인 헤더 스틸(Heather Steele) 씨도 플루셰코와 일본의 다이스케 타카하시, 미국의 제레미 아보트, 스위스의 스테파니 람비엘 선수 등이 메달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분석하며 리 선수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리 선수는 이날 최종 연습을 마친 직후 언론과 만나지 않고 곧바로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리 선수는 한반도 시각으로 17일 오전 9시 15분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할 예정입니다. 한편, 리 선수를 제외한 유일한 북한 선수인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고현숙 선수도 같은날 500미터 경주에 도전합니다.
트라우트 레이크 시민 빙상장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진국입니다. 여기는 캐나다 밴쿠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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