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식 핵문제 해결 해법이란”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리비아식 해법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데 리비아식 핵문제 해법이 무엇인지 그 의미와 북한이 이에 대해 관심을 보인 배경에 대해 양성원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이 리비아식 핵 해법이 무엇인지 설명해주시죠.

양성원 기자: 네, 리비아식 핵 해법이란 리비아가 1년여 전 단행했던 것 같이 자진해서 먼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고 나중에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방식을 말하는 것인데 그와 더불어 리비아의 카디피 정권은 그대로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리비아는 2003년 12월 자진해서 핵 등 대량살상무기 포기 선언을 내놓고 모든 관련 시설을 국제사찰단에 공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관련 장비를 모두 미국으로 보낸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미국은 2004년 봄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대부분 해제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리비아와 외교관계 정상화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6월이라면 리비아가 핵포기 선언을 하고 불과 6개월 만에 미국이 경제제재 조치 해제와 더불어 리비아와 외교관계까지 복원한 셈인데요. 미국의 이렇게 빠른 보상조치를 취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양: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이러한 리비아식 문제 해결 방식을 다른 나라, 특히 북한 핵문제에도 적용시키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온 바 있는데요, 이렇게 리바아처럼 북한도 먼저 자진해서 핵을 포기하면 그에 대한 미국의 보상은 확실하다는 것을 강조해서 보여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이 리비아와 국교 정상화 사실을 발표한 지난해 6월경 남한 통일연구원의 전성훈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출연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리비아의 케이스를 대량살상무기 포기의 좋은 모델로 만들어서 북한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게도 리비아 모델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핵무기를 포기하고자 한다면 리비아와 같이 단호하고 신속하게, 미련 없이 깨끗하게 버리라는 주문인 것이다.”

이번에 랜토스(Tom Lantos) 의원은 북한도 이러한 리비아식 해법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북한은 미국이 주장해 온 리비아식 핵문제 해법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들어내지 않았습니까?

양: 네, 그렇습니다. 그간 북한이 관영 언론 등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우선 북한은 강요된 선 핵포기, 즉 먼저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라는 미국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리바아와 미국과의 적대 관계가 단순히 테러와 반미주의에서 비롯된 것과는 달리 북한과 미국은 과거 전쟁을 벌였던 뿌리 깊은 적대관계를 지속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반도에는 미군까지 주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미국이 리비아에서 실현하려 했던 정권교체는 리비아 지도자 카다피가 친미로 돌아서서 그 의미가 없어졌지만 미국은 북한에 대해 단순히 정권교체 뿐 아니라 체제 전복을 노리고 있어 북한이 아무리 핵을 포기한다하더라도 미국이 북한 체제를 가만히 놔둘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북한 측의 주장입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북한이 태도를 바꿔 리비아식 핵 해법과 관심을 보인 배경이 궁금한데요.

양: 우선은 북한도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과 마찬가지로 리비아식 등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협상을 통해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알려진 케네스 퀴노네스(Kenneth Quinones)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12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랜토스 의원에게 이러한 의중을 비침으로써 앞으로 6자회담에 참가하려는 의지를 미국 측에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Their(North Korea's) proposal to Lantos is the design to show that the North Korea remains interested in retuning to the 6-party talks."

하지만 그는 북한이 보고 있는 리비아식 핵 해법에 대한 시각은 미국의 시각과는 크게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북한은 리비아의 대량살상무기 포기 선언 전 미국과 리비아와 벌였던 양자 비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