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한 민간연구소가 북한이 2013년 하반기까지 경수로를 완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14일 보고서에서 앞서 5월과 6월 촬영된 북한 영변 핵단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경수로 건설이 예상보다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르면 내년 하반기 중에라도 북한이 경수로 건설을 끝마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이 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15일 북한 경수로가 2013년 하반기 완공될 수 있다는 전망의 구체적인 근거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위성사진을 분석한 원자로 전문가의 견해라고 답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이 전문가는 직접 원자로 건설 경험이 있어 그 과정을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위성사진으로만 경수로의 완공 시기를 예측하는 데는 불확실성이 있을 수 있지만 북한의 경수로 건설 진척 속도 등을 근거로 2013년 하반기 완공 가능성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경수로는 돔, 즉 반구형 지붕으로 덮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외부 공사가 마무리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올브라이트 소장은 2013년 하반기 북한의 경수로가 완공된다하더라도 제대로 가동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핵안보 전문가인 마크 피츠패트릭 선임연구원도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위성사진만 가지고 언제 북한이 경수로를 완공할 지 예측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북한이 수년 내 경수로를 완공한다 해도 이를 안전하게 가동할 수 있을지 크게 우려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 위성사진으로 경수로의 겉모습만 봐서는 경수로 내부 상황을 알 수 없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나 국제원자력기구의 도움 없이 자체 기술로 경수로를 건설했기 때문에 이 원자로가 안전하게 가동돼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지 큰 의문이 듭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또 국제사회에서는 그 누구도 북한이 민간용 전력 생산을 위해 경수로 건설에 나선다고 믿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수로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그 원료로 저농축 우라늄이 필요한 데 북한은 경수로를 건설하면서 우라늄 농축의 구실을 찾고 핵무기의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까지 생산하려 한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앞으로 북핵 관련 협상이 재개되면 북한은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대가로 경수로를 가동하지 못해 생산할 수 없게 된 전력 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북한이 내년에 경수로를 완공한다 해도 그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또 북한이 경수로를 완공했다고 해서 미국 등 국제사회가 특별히 북한과의 협상을 서둘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올브라이트 소장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경수로 건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의 가동을 시급히 중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또 북한이 건설 중인 원자로가 경수로가 아니라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에 더 적합한 다른 형태의 원자로인지 여부도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