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릴리 전 대사의 이야기를 양성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양성원:
남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평가한다면?
릴리: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위대한 인물이다. 남한의 민주주의를 위해 많은 희생을 했다. 내가 주한미국 대사로 근무할 때 김 전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중국과 남한, 그리고 미국 간의 관계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었다.
양성원:
김 전 대통령의 대북 햇볕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릴리:
남북관계의 돌파구(breakthrough) 역할을 했다고 본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가장 오랜 시간 동안 대화한 남한 사람이었다. 햇볕정책을 통해 개성공단을 확장하고 북한 관광 사업을 시작한 일 등은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양성원:
김 전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을 소개한다면?
릴리: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미국을 방문했을 때 나는 김 전 대통령이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연설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그와 함께 텍사스 목장에 가서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그의 부인인 이휘호 여사도 자주 만났는데 그는 매우 강인했고 김 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양성원:
김 전 대통령을 최근에 만난 적이 있나?
릴리:
2006년 남한에 갔을 때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이 너무 많이 수척해져 있어 마음이 아팠다. 김 전 대통령이 신체적으로는 많이 약해져 있었지만 정신은 여전히 맑았다.
양성원:
북한 측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조문단을 남한에 보냈는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릴리:
북한은 조문단을 보내고 억류했던 남한 근로자를 풀어줬고 현대그룹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면담하는 등 최근 남한에 다가서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과대평가해서는 곤란하지만 남북관계 분위기에 변화를 주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문제, 대량살상무기 문제에 관심이 있지만 남북한은 공정하고 대등한 대우를 통해 상호간 화해를 꾀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 북한은 남한 근로자를 억류하거나 남한 관광객에게 총격을 가하는 행동 등이 더는 효과가 없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mc:
네, 지금까지 제임스 릴리 전 주한미국 대사에게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이야기를 양성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