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에서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북한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아이들은 글쓰기는 물론 읽기조차 못 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11년제 무상교육을 실시한다고 선전하는 북한에서 문맹자가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데요.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공식적으로 주민들의 문맹률이 거의 0%에 가깝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한국 내 탈북 청소년을 위한 학교에서 글을 모르는 아이들을 쉽게 찾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김미리 팀장입니다.
김미리
: 저희가 해마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운영하는 한겨레계절학교에서는 30명 정도의 탈북 청소년들이 공부하는데요. 그 중 1~2명 정도 글을 모르는 아이가 나옵니다.
실제로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1990년대 이후, 특히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학교에서 제대로 글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누구나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그 시기,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북한 어린이들의 학업포기 현상은 처음엔 식량난에서 시작됐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학업 자체를 아예 거부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무산 출신의 한 탈북자는 “북한 당국이 아무리 의무교육을 선전해도 평균 출석률은 40명 기준 학급에 10명 정도에 그쳤다”고 주장했습니다.
학교에 안 가도 저절로 학년이 올라가고 때가 되면 졸업장이 나오는 것도 문맹률을 높이는 원인입니다.
서강대 김영수 교수입니다.
김영수 교수
: 북한에 있는 아이들과 통화를 해 보면 “선생님, 사회주의 제도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아도 학력은 막 올라가요. 그리고 글자로는 보내지 마세요” 이런 말을 합니다. 말은 해도 글자를 모른다는 이 현실이..
2000년대 이전만 해도 학생이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교원이 직접 나서 학생들의 출석을 독려했지만, 이후에는 학생이 학교에 나오지 않더라도 그냥 내버려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평양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에서 발생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학습 능력을 저하시키고 북한의 문맹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런데도 북한 당국은 유엔아동권리위원회 등 국제 사회에 “11년 동안 무상으로 의무교육을 제공해 북한주민 모두가 글을 읽고 쓸 수 있으며, 5세에서 16세까지의 남녀 학생들의 학교 출석률도 거의 100%”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나라의 근간입니다.
문맹자가 나오는 북한의 미래가 어둡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