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어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북한 벌목공 1명이 러시아 공안당국에 체포돼 현재 나호드까 공안국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벌목공이 러시아 공안에 체포된 시각은 18일 오전 9시경입니다.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현대호텔 입구에서 러시아 공안당국 20여명에게 붙잡힌 것입니다.
붙잡힌 벌목공은 52세로 함흥 출신의 유진국 씨로 확인됐습니다.
체포된 유 씨는 곧바로 블라디보스톡 동쪽 200km에 위치한 나호드까로 호송됐으며, 현재 나호드까 공안국에 수감돼 있는 상태입니다.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인권 국제활동가연대 김희태 실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 회견에서 이 같이 밝히고 유 씨가 북한 영사관으로 압송될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김희태 실장의 말입니다.
정베드로: 다음 주중에 나호드까에서 청진으로 가는 정기 배를 타고 강제 송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저희가 내일 서울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것입니다.
유 씨는 지난 9일 블라디보스톡 한국영사관에 진입한 사실을 블라디보스톡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용기를 내 현지 한국영사관에 수차레에 걸쳐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한국영사관에서 계속 거절을 당하고 현지 교민들의 도움으로 18일 오전 미국 영사를 만나려다가 미리 대기하고 있던 러시아 공안들에게 체포됐습니다.
현재로선 미국 등 국제사회를 통해 유 씨의 강제북송 저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김 실장은 말했습니다.
이번에 유 씨가 체포된 것은 러시아 공안당국이 전화를 도청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김희태 실장의 말입니다.
김희태: 이번 경우도 어제 오후 3시에 비밀리에 통화를 하고 오늘 아침에 만나기로 했었거든요.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저랑 벌목공 유 씨, 그리고 미국 영사만이 알고 있습니다. 미국 영사관이 외부로 그런 정보를 알렸으리라 생각되지 않기 때문에..
현지 교민들과 해외대사관 직원들은 실제로 러시아 공안당국이 모든 주러시아 외교공관에 도청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작년에도 모스크바 유엔난민 고등판무관에 전화했던 벌목공 3명이 러시아 공안당국에 붙잡힌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 씨는 1997년 처음 벌목공으로 러시아에 왔다가 2001년 자진 귀국한 다음 2006년 다시 러시아 벌목공으로 일했지만, 노동력 착취 때문에 도저히 벌목장에서 일할 수 없어 탈출했습니다.
유 씨는 탈출해 날품팔이를 하며 살았으며, 신분적 제약 때문에 어려움을 겪다가 이번에 자유와 자기 인권보호를 위해 망명을 결심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