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외교사절, 러 연해주서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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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남북한과 미국, 일본의 외교사절이 러시아 연해주에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설 전날인 지난 달 2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아르쫌의 국립문화센터에 열린 설 맞이 행사.

연해주지역 고려인협회 발렌틴 박 회장이 마련한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남북한은 물론 미국, 일본 등의 현지 외교사절의 건배였습니다.

행사장 연단 앞에 빙 둘러선 한반도와 주변국 외교관들은 서로 술잔을 부딪히며 새해 덕담을 건넸습니다.

고려인협회(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당시 행사에는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이석배 한국 총영사와 림청일 북한 총영사 등 남북한의 현지 공관 책임자가 부부 동반으로 참석했습니다.

또 마이클 키즈 미국 총영사와 타츠히코 카사이 일본 총영사, 그리고 인도, 베트남 총영사도 자리를 함께 했으며 지역의 유력 러시아 정치인들도 참석했습니다.

새해 들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잇따라 예고하면서 한반도 긴장을 끌어 올리고 있는 가운데 남북한은 물론 미국, 일본의 외교사절이 한 데 모인 겁니다.

‘설 맞이’라는 행사의 성격을 감안하면 남북한 외교관들이 서로 인사말 정도만 건네고 깊이있는 대화를 나누긴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남북한은 물론 미국, 일본 등 주변국 외교관들이 대거 한 자리에 모인 것 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지적입니다.

현지 언론도 ‘남북한 외교사절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가 15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국제정치 현실에서 특별한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박 회장은 당시 행사에서 아시아인들에게 음력 설은 새로운 계획과 성취 등을 의미하는 특별한 명절이라고 말하고 모든 주변국에 평화를 기원했습니다.

참석자들은 한국의 전통 악기인 장구와 징 연주, 그리고 러시아 등 각국의 전통춤 공연을 감상하고 떡국 등 전통음식을 나눠 먹었습니다.

연해주지역 고려인협회는 매년 남북한을 포함한 각국 외교관들을 설 맞이 행사에 초대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