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굶는데...” 김정철 해외 공연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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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둘째 아들인 김정철이 김 위원장의 생일을 바로 앞둔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미모의 여성과 영국의 유명 가수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이 한국 언론에 포착되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히면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북한에서, 그것도 최고 지도자의 아들이 사치스럽게 해외 공연을 보러 다닌다는 사실을 북한 인민들은 알까요?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둘째 아들인 김정철.

김 위원장과 셋째 부인 고영희 사이에 낳은 아들로 올해로 31살의 청년입니다.

한때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동생인 김정은에게 후계자 자리를 내주고 해외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팝가수 에릭 클랩튼의 공연 사운드>

영국의 유명 가수 에릭 클랩튼을 유난히 좋아했던 김정철은 지난 2006년 독일에서 열린 에릭 클랩튼의 공연 현장에서 일본 언론에 목견된 데 이어, 지난 14일에도 공연을 보는 장면이 한국의 텔레비전 방송 KBS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현장 사운드>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남성들이 카메라가 김정철에게 접근하자 “왜 찍냐”며 취재를 막기도 했습니다.

공연장에 나타난 김정철은 검은색 바지와 깃 없는 반 팔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공연장에서 김정철은 무대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며, 시종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철은 가까운 사이로 추정되는 여성과 수행원 수 십명을 대동하고 싱가포르를 방문해 하룻 밤 숙박료만 500 달러에 달하는 특급호텔에서 지냈다는 겁니다.

이들은 싱가포르에서 공연 관람 외에도 관광을 즐기며 고가의 명품들과 다이아몬드 등을 구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이 자본주의 바람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통제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최고지도자의 아들이 해외에서 한가로이 공연 관람과 호화 관광을 즐겼다는 사실에 한국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시민

: 북한 주민들이 굶어죽고 있는데, 그것과 관계없이 아주 여유롭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삶을 사는 지배 계층을 보면서 전 개인적으로 튀니지나 이집트 독재체제가 무너졌던 것처럼 북한도 빨리 무너져야 북한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한국 내 탈북자들도 불쌍한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평양 출신의 탈북자 김현희 씨와 개성 출신의 탈북자 최윤철 씨의 말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김현희:

해외에서 김정일 일가가 호의호식을 하며 누리는 동안 북한에선 인민들이 먹을 게 없어 굶어죽고 있습니다. 그걸 안다면 그러면 안 되죠.

최윤철:

김정철의 이복형인 김정남 역시 외국을 떠돌며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무절제와 사치는 인민들의 고통과 함께 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철이 김 위원장의 비밀 자금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아 관련해서 싱가포르에 갔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김정철이 지난 2008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을 통해 에릭 클랩튼의 평양 공연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