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당국이 일제 자동차 폐기사업을 꾸준히 진행시킨 결과 현재 북한전역에서 일부 트럭을 제외한 일본산 승용차와 소형 버스는 모두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2006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지시에 의해 북한 당국이 꾸준히 추진 해온 일본산 자동차 폐기사업으로 현재 북한 내 일제 승용차와 ‘롱구방’이라고 불리는 소형버스는 폐기완료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자유아시아 방송(RFA)이 중국에 나온 북한의 각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약 3달간에 걸쳐 취재한 결과 현재 북한에는 일본산 승용차와 15인승 이하 소형버스는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 북한주민들의 일치된 대답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각 기업소 등에서 운용되고 있는 화물차의 경우는 아직 일본산이 더러 사용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들 일본산 트럭들의 경우도 소형트럭부터 단계적으로 폐기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의 한 주민은 “조카가 기업소에서 운용하는 1.5톤 트럭을 5년 넘게 몰고 있는데 이것이 일제차량이라 곧 폐기 될 예정이어서 머지않아 할 일 없는 일반 노동자로 내려앉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각 기업소 사정이 일본산 트럭을 폐기한 다음 신차로 대체할 형편이 못되기 때문에 위에서 일본 자동차를 폐기하라고 해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중간을 오가며 보따리 무역을 하는 평양주민 신 모 씨는 “현재 조선에 있는 트럭의 경우 소형트럭은 일제가 많지 않으나 4톤 이상 대형트럭은 아직도 일본산이 많다”면서 “10톤 이상 대형트럭들은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 일제 트럭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을 오가는 북한의 대형 화물차 중에는 일제가 아닌 차량을 찾아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대다수가 일본산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정권이 일본산 자동차 강제폐기 조치를 내린 배경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게 없습니다. 다만 2006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방 현지지도에 나섰을 때 자신의 행렬을 앞질러가는 일본산 승용차 때문에 화를 내면서 “일제차량을 전부 까버리라”고 지시했다는 말들이 나돈 적이 있습니다.
북한은 해방 직후에 주로 소련산 자동차가 유입되어 사용되었으나 조총련계 북송교포들의 북한 이주와 북-일간 만경봉호 운항이 시작되면서 일본산 자동차의 유입이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이후 2006년 7월,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에 반발한 일본정부가 만경봉호의 일본 입항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일본 자동차의 북한 유입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평화자동차가 생산하는 천리마 자동차 외에 중국산 자동차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고위 간부들이 타는 승용차들은 대부분 독일제 고급 차량들이며 이밖에 미국산 승용차와 찝차도 적지 않게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