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이 외국인 대상 관광상품으로 올해 처음 마련한 '마술대축제(Grand Magic Festival)'를 보고 온 관광과 마술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정보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북한 당국이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최초로 선보인 '마술대축제.' 마술대축제가 개막한 지난달 19일 평양시 5•1경기장을 찾아 첫 쇼를 관람한 미국의 여행사 관계자는 기대 이하였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당국의 요청으로 올해 초부터 마술대축제를 홍보하기 시작해 관광객들을 이끌고 축제를 구경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1인당 150유로, 즉 미화로 213달러나 하는 표값을 지불하고 45분짜리 쇼를 보기에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지난달 말 마술대축제를 본 영국의 여행사 관계자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러 명이 나와 마술 묘기를 보여줄 줄 알았는데 약 50분 동안 단 한 명의 마술사가 공연하는 1인극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그는 "서구사회에서 흔히 생각하는 것과 같은 개념의 마술이 아니었다"며 "공연 시간도 짧았고, 관람료가 비쌌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날 마술대축제를 관람한 인원이 자신과 일행을 포함해 2천명에서 3천명 정도로 많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술대축제가 열린 5•1경기장은 해마다 북한의 유명한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이 열리는 장소로 객석 규모가 15만명입니다.
지난 2일 북한을 방문해 마술대축제를 본 국제마술사협회의 데일 살와크 기획담당 국장도 마술대축제 개최 6일째인 지난 4일 관람했을 때 10만명의 관객들이 자리를 메웠다고 말했습니다.
살와크 국장은 전세계 마술사들이 보는 전문잡지 '매직(Magic)'7월호에 소개될 북한 마술대축제의 이모저모를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데일 살와크
: 마술대축제는 김정일이 구상한 행사입니다. ‘인민은 조국 땅을 밟고 세계를 바라보라’는 주제로, 40여명의 조선마술협회원이 동원된 행사였죠. 서구 마술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령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빗 코퍼필드처럼 서구의 마술은 마술 자체보다는 마술사가 관객의 주목을 더 많이 받는 데 반해 북한 마술은 마술사 개인보다는 연출, 기술, 곡예, 음악 등 행사 전반이 더욱 부각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살와크 국장에 따르면 마술대축제는 북한의 대표적인 마술사 김철과 그의 아버지 김택송이 작년 12월 기획을 시작해 3개월 간의 연습기간을 거치고 지난 3월23일부터 4월11일까지 리허설을 가질 정도로 북한 당국이 상당히 공을 들인 행사입니다.
45분간의 마술대축제는 무대에 있던 대형 버스와 헬리콥터가 천에 가려진 채 서서히 공중으로 올려진 뒤 갑자기 사라지는 마술을 비롯해 공중곡예, 광대희극 등 여러 예술 형식이 한 데 어우러진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의 해에 올해 선보인 마술대축제보다 더욱 화려하고 큰 규모의 마술 행사를 기획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