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북한 마술협회가 오는 7월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마술사협회 연례총회에 참석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정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술을 통한 미국과 북한 간 교류를 위해 지난 10일부터 일주일 간 북한을 방문한 국제마술사협회 데일 살와크 기획국장은 북한 마술계의 대부 김택송씨가 오는 7월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마술사협회 연례총회에 참석하기 원한다고 밝혔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살와크 국장은 “김씨가 단장으로 있는 북한 마술협회와 국외 행사를 담당하는 관리들을 만나 북한 마술사들의 미국 방문에 대해 논의했으며 북측에서는 7월 연례총회에 큰 관심을 보이며 참석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살와크 국장은 북한의 로켓 발사 후 미-북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 마술사의 방미를 위한 비자를 발급해 줄 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이번 교류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Dale Salwak]
이번 교류의 주목적은 마술을 매개로 한 공연예술을 통해 양국 간 이해의 다리를 놓고, 각국의 마술 기법을 교환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국제 마술업계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는 데 굉장히 목말라 하고 있습니다.
방북 목적이 양국 간 마술 교류에 있는 만큼 살와크 국장은 동행한 2명의 미국인 마술가와 함께 봄친선예술축제 기간 세 차례 평양서커스장에서 마술 공연을 펼쳤습니다. 예술축제를 위해 북한 당국이 초대한 중국, 일본, 러시아, 이집트 등에서 온 외국인 마술∙곡예사들과 함께 공연했습니다.
살와크 국장은 당시 북한 마술∙곡예사들의 공연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공연 전 함께 연습했던 이들이 갑작스런 일정 변경으로 공연이 취소되면서 북한 마술을 볼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고 덧붙였습니다.
[Dale Salwak]
서구 사회와 비교해 북한 마술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서구 마술에서는 마술가 10명이 공연한다고 할 때 각자 개성과 다양성으로 끼를 펼쳐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 마술사들의 공연을 보면 마치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모두가 동일한 마술 기법을 선보입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서구 사회에서처럼 북한에서는 마술 기법을 연구하고 익힐 수 있는 기자재가 풍부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지난 15일 열병식장에서 연설하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모습을 지켜본 살와크 국장은 “김정은 제1비서가 마술에 관심 있어 한다는 얘기를 아직 못 들어봤다”며 “김일성, 김정일이 마술에 열광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라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살와크 국장에 따르면 평양에도 마술사를 양성하는 마술 전문학교가 있으며 가장 어린 나이는 6세로 정원이 30-40명 됩니다. 김택송씨가 이 학교 교장으로 있으면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학생들은 지방에 있는 경공업공장을 방문해 근로자들의 휴식시간에 공연을 하며 실전 경험을 쌓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북한에는 여성 마술사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이라고 살와크 국장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