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마술사들 미국 방문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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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북한 대표급 마술사들의 미국 방문을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차 핵실험 위협 등으로 미북 간 긴장이 팽팽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먼저 미국과의 민간 교류를 요청해 온 것이라 더 주목됩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마술사협회는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내년에 최소한 20명의 마술사들을 미국에 보낼 것을 제안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협회의 데일 살와크 국장은 오는 7월 중국으로 가 북한 관료들을 만날 계획이며, 이에 대한 논의와 친선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살와크 국장은 지난 4월 둘째 주 미국 서부의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 부산에서 온 마술사 대표와 만나 북한 측의 이러한 요청을 전달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번 북한 측의 요청은 미국과 북한 간 긴장이 한창 고조되고 있을 때 이루어진 것이라 주목됩니다.

더욱이 살와크 국장은 “북한 관료들은 미국과 북한 간의 긴장과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2015년에 최소 20명 정도의 마술사들이 미국으로 가 ‘마술 순회 공연’을 하길 원한다”고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살와크 국장은 북한 측에 “(북한 마술사들의 미국 초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북한 마술사들을 위한 비자 발급이 가장 큰 우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북한 측은 아마도 유엔 측이 비자 발급 등에 관련해 도움을 줄 수 있지 않느냐고 문의를 해왔고, 국제마술사협회 측은 유엔 북한 대표부 등에 도움을 요청해놓은 상태입니다.

2012년 북한 마술사들의 미국 초청이 시도됐으나 무산된 바 있습니다. 당시 국제마술협회 연례총회에 북한 유명 마술사인 김택성 씨를 포함해 마술사 4명이 초청될 예정이었지만, 결국 비자 발급이 이뤄지지 못했었다고 살와크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살와크 국장 : 초청은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도 4년만에 처음으로 북한 마술사들의 미국 행을 허가한 만큼 앞으로 계속 이 사업을 추진합니다.

따라서 재작년 초청 무산 후에도 살와크 국장은 미국 국무부과 한국 관계자들과 꾸준히 연락을 하며, 교류에 대해 홍보하고 설득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미북 간 마술 교류는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양국 간 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북한 마술사의 미국 방문을 허락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컸을 것으로 해석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