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남북통일을 기원하고 주민들의 화합을 다지는 ‘경기 평화통일 마라톤대회’가 지난 25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열렸습니다.
특히 이번 마라톤 대회에는 북녘에 고향을 둔 탈북자들이 참가해 열띤 호응과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서울의 황은희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5, 4, 3, 2 1 출발~!!”
지난 25일, 경기도 파주에 자리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마라톤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와 함께 힘차게 달려 나가고 있습니다.
푸른 가을 하늘 아래 형형색색의 풍선들이 여기저기 떠있고, 군악대의 연주가 이들의 기운찬 출발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경기 평화통일 마라톤대회’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통일부와 외교통상부가 후원했습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말입니다.
김문수:
오늘은 DMZ 평화통일 마라톤대회를 하는데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하나밖에 없는 DMZ 안으로 들어가서 마라톤대회를 하는 겁니다. 때문에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마라톤대회입니다.
이날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사람은 모두 7천 여 명.
말 그대로 대성황입니다.
민간인 통제구역인 민통선 구간도 달리는 이번 대회는 42.195km의 전체 코스와 10km, 6km 달리기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엄마를 따라 함께 나온 유치원 아이부터 칠순 노인에 이르기까지 참가자들의 연령도 다양합니다.
6km 달리기에 출전한 서울 시민 김영수 씨입니다.
김영수
: 올해 3번째로 가족이 함께 했는데요. 그냥 즐겁게 왔습니다.
탈북자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안성에서 온 탈북자 이은서(가명)씨와 이찬희 씨입니다.
이은서: 북한에 형제들이 있습니다. 이 길이 그냥 통일로 쭉 이어져 갔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지금 달리고 있어요.
이찬희:
황해도가 고향이거든요. 아침에 임진각에 올 때 마음이 설레이더라고요. 고향 가까운데 오고 싶어서 이 대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전쟁은 멈췄지만, 비무장지대에는 아직도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습니다.
실제로 민통선 구간 곳곳엔 지뢰표지판과 철조망 등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거친 숨을 내쉬며 쉼 없이 내달리는 참가자들의 얼굴은 통일을 향한 염원으로 가득했습니다.
이번 대회 사회를 맡은 희극 배우, 강성범 씨의 말입니다.
강성범:
요즘 마라톤 즐기시는 분들이 참 많은데요. 평소에 올 수 없는 곳에 온 만큼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달리기 좋아하시는 분들이 뛰시기 때문에 더욱 더 영광스럽게 생각하시고 의미 있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현장음: 평화통일 마라톤 파이팅~!!)
이윽고 마지막 골인 지점에 참가자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응원하러 온 가족들과 동료들은 수건과 물을 건네며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했습니다.
초가을 더위로 온 몸은 땀으로 뒤범벅이지만, 마라톤을 마친 참가자들은 기록을 떠나 끝까지 해냈다는 성취감에 환한 미소를 짓습니다.
이날 참가자 모두는 마라톤을 통해 함께 땀을 흘리며 하나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