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물가통제에 나섰습니다. 당장 끼니거리가 걱정인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장마당이 심상치 않습니다. 환율과 식량가격이 끝을 모르고 치솟자 급해 맞은 사법당국이 비상조치까지 취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물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은 북한 당국이 ‘새경제관리체계’와 관련한 경제일꾼 실무 강습을 조직한 8월 20일부터라고 하는데요.
8월 26일에는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장마당에서 중국 인민폐 1위안 대 북한 돈 환율이 1천2백원으로 치솟았다고 합니다. 환율상승에 따라 식량가격도 입쌀 1kg 당 북한 돈 7천5백원으로 뛰어올랐음에도 식량이나 다른 물건들을 구입하기 위해 몰려든 주민들로 장마당은 복새통을 이루었다는 것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환율이 오르면서 쌀값이 7천5백원까지 뛰었는데도 쌀과 다른 물건들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장마당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며 “급해맞은 구역 보안소(파출소)에서 보안원들이 나와 장마당을 임시로 폐쇄했다”고 말했습니다.
환율과 물가가 엄청나게 뛰었음에도 주민들이 물건을 사기위해 장마당에 몰린 원인에 대해 그는 ‘2002년 경제개선조치’와 ‘2009년 화폐개혁’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2002년 경제개선조치와 화폐개혁으로 인한 극심한 인플레에 시달렸던 주민들이 또다시 그런 일이 반복될 것을 우려해 물건이라도 쌓아두려고 장마당에 몰렸다는 것입니다.
청진시 사법당국은 26일 아침부터 장마당을 다시 열었으나 이번에는 시장관리원들을 내세워 입쌀 1kg당 무조건 북한 돈 천원으로 내리라고 강요하면서 장마당의 다른 물건들도 천원으로 내린 식량가격에 맞게 모두 내리라고 강요했다고 합니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되자 그러지 않아도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인 장사꾼들이 모두 발길을 돌리면서 장마당은 텅 비게 되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소식통도 “장마당이고 수매상점이고 그 많던 쌀이 모두 자취를 감추었다”며 “쌀값을 무조건 천원으로 낮추라고 단속을 하자 장사꾼들이 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장마당과 수매상점들에서 쌀이 사라지면서 당장 급해난 것은 백성들뿐이라며 가뜩이나 오른 쌀값을 감당하기 어려웠는데 그마저도 파는 것이 없어 모두 난리가 났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식량구입이 어려워진 주민들이 여러 명씩 떼를 지어 주변 농촌과 개인밭들에 달려들어 먹을 것이라고 생긴 것은 닥치는 대로 도적질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의 참혹상을 이야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