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최근 '장마당 2부제'라는 새로운 시장관리제를 도입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도시질서를 파괴하는 '메뚜기' 장사꾼들을 없애겠다는 의도인데 하루벌이로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과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 이후 전국적 범위에서 '장마당2부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방법을 통해 길거리의 무질서한 장사꾼들을 없애겠다는 것인데 때대끼(하루벌이)로 생계를 이어가는 서민들의 고통은 더 가중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10월 11일부터 모든 장마당들에서 '2부제'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메뚜기' 장사를 없애겠다는 의도인데 오히려 '메뚜기'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메뚜기'는 정해진 장마당 매대나 고정된 자리가 없이 도심의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물건을 파는 길거리 장사꾼들을 의미하는데 이들은 사법당국의 단속을 피해 항상 이리저리 뛰어다닌다는 의미에서 '메뚜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메뚜기' 장사꾼들을 없애기 위해 북한 당국은 10월 초에 내려온 내각 지시문을 통해 10월 10일 이후부터 장마당에 고정 매대를 가지고 있는 장사꾼들과 길거리 장사꾼들이 하루씩 교대로 장마당을 이용하도록 '장마당 2부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장마당 2부제'를 시행하기에 앞서 인민반회의를 열고 도시의 질서를 해치고 '사회주의 영상'을 흐리게 하는 길거리 장사를 없애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장마당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선전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은 "'장마당 2부제'가 실시되면서 길거리 장사를 일체 금지했다"며 "'때대끼로 살아가던 사람들이 이젠 하루 벌어서 며칠을 먹고 살아야 한다"고 말해 하루벌이로 생계를 유지하던 주민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 졌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장마당들마다 먼저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로 아침부터 싸움이 치열하다며 자리를 빼앗긴 사람들이 그대로 길거리에 나앉으면서 '메뚜기장사'가 오히려 크게 늘었고 그들을 통제하는 보안원들과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그칠 새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장마당 2부제' 시행으로 그나마 장마당 장사로 밥술을 뜨던 사람들마저 모두 길거리로 쫒겨났다며 길거리 장사를 없애고 장마당 고정 장사꾼들을 없애겠다는 것은 '때대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생계수단을 빼앗겠다는 잔인한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러한 조치가 내리게 된 배경에 대해 소식통들은 "위(김정일)에서 현실을 너무도 모르기 때문"이라며 "이런 식으로 정치를 하니 어떻게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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