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마식령 버스사고 수십 명 사상”

북한 주재 외국 외교관과 무관, 국제기구 대표 등이 지난  가족과 함께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북한 주재 외국 외교관과 무관, 국제기구 대표 등이 지난 가족과 함께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 북한이 최근 개장한 마식령 스키장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평양에서 마식령까지 이어지는 도로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일본의 대북인권 단체 ‘아시아인권’의 가토 켄 대표는 이용률이 저조한 마식령 스키장으로 동원된 평양 주민을 태운 버스가 지난달 열악한 도로 때문에 사고가 나면서 수 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가토 대표 : 사고 버스 탑승자들은 평양의 공장이나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당국에 대한 높은 충성심에 대한 보상이라며 마식령 스키장에 데려갔다고 정통한 정부소식통으로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나자 제대로 된 구조 조치를 받지 못해 불행하게도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가토 대표는 마식령 스키장으로 향하던 이 버스가 지난달 19일 강원도 법동군에서 사고가 나면서 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면서, 북한의 응급구조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아서 피해가 더 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이들을 마식령 스키장의 선전선동에 이용하려다 이들에게 해를 끼쳤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최근 입수한 정보에 토대로 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치적을 과시하기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마식령 스키장 야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 하에 각종 논란 속에서 10개월 만에 건설됐지만 식량난에 시달리는 대다수 북한 주민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북한은 또 러시아 등으로부터 마식령 스키장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당초 마식령 스키장 이용객이 하루 5천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스키장을 다녀온 외국인 관광객들은 하루 200여 명 정도로 매우 한산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스키장의 안전시설에 대한 지적과 응급처치의 어려움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지난달 외국인 관광객을 이끌고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했던 중국 베이징에 기반을 둔 북한관광 전문 '고려여행사'는 자체 웹사이트에 스키를 잘 타는 사람도 특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하며 이 곳에서 스키를 타려는 모든 관광객들에게 별도의 보험을 들 것을 강력히 주장합니다( http://www.koryogroup.com/travel_ski_extension.php).

가토 대표는 고려여행사의 북한 스키 관광객들에 대한 이같은 권고 사항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평양 공항에 내려 마식령까지 이동하는 도로의 안전과 스키장 내에서의 응급의료시설 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형 의료사고가 날 경우 환자를 인근 원산이 아니라 180여 킬로미터 떨어진 평양까지 이송해야 하는 상태에서 관광객들이 감수하는 위험이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한편, 최근 영국 공영 BBC 방송은 이진희 전 AP통신 평양지국장이 찍은 동영상을 공개하며 고급스러운 리조트 시설에도 불구하고 몇 안되는 사람들 이외에는 스키장이 텅텅 비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평양에서 마식령 스키장이 있는 원산까지의 도로가 제대로 건설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