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국 = 수학올림픽 1~6위국

독일의 베르멘에서 열린 제50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북한이 역대 최고인 5위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대회 기간 북한과 한국 학생들은 한 팀을 이뤄 축구 경기를 하는가 하면 시상식에서도 나란히 서서 메달을 받는 하나 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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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b>1</b> <b>위</b> <b>중국</b>

<b>2</b> <b>위</b> <b>일본</b>

<b>3</b> <b>위</b> <b>러시아</b>

<b>4</b> <b>위</b> <b>한국</b>

<b>5</b> <b>위</b> <b>북한</b>

<b>6</b> <b>위</b> <b>미국</b>

북한이 제50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International Mathematical Olympiad: IMO)대회에서 종합 5위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북한은 이운송, 김정철, 이용현 학생이 따낸 금메달 3개를 비롯해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총점 183점으로 전체 104개 참가국 가운데 5위를 차지했습니다.

종합 5위는 북한이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한 이래 거둔 가장 뛰어난 성적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열린 대회 때 전체 97개국 가운데 7위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었지만 1년 만에 다시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습니다.

이로써 북한은 1990년 중국 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한 이후 지금까지 6번 출전해 금메달 6개와 은메달 14개, 동메달 6개를 각각 획득했습니다.

한국 참가단을 이끈 단장이자 국제올림피아드 위원회의 이사인 김명환 서울대학교 교수는 대회 마지막 날인 21일 시상식과 폐막식을 마친 뒤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이운송 군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대회에 처음 참가한 학생들이지만 수학 실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했습니다.

김명환 교수: 아주 잘합니다. 북한의 한 학생은 전체에서 5등 정도 했습니다. 한국은 제일 잘 한 학생이 35점인데, 북한은 39점(42점 만점)을 받은 학생이 한 명 있었고, 전체적으로 팀이 아주 좋았어요. 수학공부를 상당히 많이 시켰더군요. 좋은 학생들을 데리고 아주 준비를 잘 한 것 같습니다.

올해 수학올림피아드대회는 중국이 1위(금메달 6개), 일본이 2위를 차지했고, 러시아가 뒤를 이어 3위에 올랐습니다. 또 한국이 4위, 북한이 5위, 그리고 미국이 6위를 차지해 대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6자회담의 참가국들이 상위 순위를 싹쓸이한 진풍경을 낳았다며 재미있는 뒷이야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회에 참가한 한국과 북한 학생들은 한팀이 되어 축구 경기를 하고 나란히 시상식에 올라 함께 메달을 받는 등 남북 간에 고조된 정치적인 긴장과는 달리 하나 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명환 교수: 축구 경기가 있었는데요, 남한과 북한, 베트남 등 4개 나라가 팀이 돼서 같이 축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 마지막에 금메달을 수상할 때 한국과 북한의 금메달이 똑같이 셋이었거든요. 원래는 5명씩 단상에 오르는 데 남북한 학생 3명씩 서서 태극기와 인공기를 나란히 들고 섰습니다. 박수도 많이 나오고 장면이 아주 괜찮았어요.

김 교수는 대회 현장에서 정치적인 사안을 떠나 수학에는 국경이 없고 갈등을 뛰어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북한 학생들이 국제 대회에 참가해 다른 국가들의 교육 수준을 비교할 수 있었고 국제적 흐름을 체험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다른 나라와 달리 국제대회에 참가한 경험이 적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미리 선발된 200~300명의 학생 중에서 예비 시험을 통해 최종적으로 대표를 선발하고 1,2위를 다투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최고 수준의 수학 교재를 받아 수학올림피아드를 위한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준비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과 한국을 포함한 104개 참가단은 21일 저녁 만찬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다음날 본국으로 귀국할 예정입니다. 다음 대회는 내년 7월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