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남한에서는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부모님과 스승을 존경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습니다. 그러면 북한에도 가정의 달이 있을까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에서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어린이 날인 5월 5일을 시작으로, 8일은 어버이날, 5월 15일은 스승의 날, 21일은 부부의 날까지 한 달 내내 가정과 스승을 위한 기념일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이처럼 5월을 '가정의 달'로 부르는 이유는 가정의 행복과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념일이 모두 5월에 집중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버이날은 자녀들에게 낳아준 부모에 대한 존경과 효도 사상을 심어줍니다.
5월 15일, 스승의 날에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함양시킵니다.
5월 21일 부부의 날은 부부가 화목한 가정을 꾸려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는 취지에서 한국 정부가 2007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만들었습니다. 부부가 화목해야 청소년문제. 고령화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국제연합인 유엔도 가정이 행복해야 국가간 평화도 보장된다는 넓은 의미에서 1994년부터 5월 15일을 '세계 가정의 날'로 정했습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한국에서는 어린이와 부모들을 위해 국가차원에서 행사를 마련하고, 초대 공연까지 베풉니다.
하지만, 북한에선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수령의 중요성이 더 부각됩니다. 미국 동부 버지니아에 정착한 한송화 씨의 말입니다.
한송화
: 지금 미국처럼 가족과 같이 있으면 얼마나 행복하고, 복 받는 가정이 많나요. 그런데 북한은 온 가정이나, 민족이나 다 당을 위해서 수령을 위해 충성하라고 하지, 가정을 위해서 가정에 충실 하라는 말은 없었어요.
북한 당국도 ‘가화만사성’, 즉 가정이 잘돼야 나라일이 잘된다고 말은 하면서도 정작 수령에 대한 충성을 우선하라고 가르친다는 소립니다.
북한에서 4월과 5월은 주민들이 집체적으로 김일성 주석 생가를 찾아가는 달입니다.
몇 년 전까지 평양에서 살다 지금은 미국에서 사는 김철만(가명)씨는 “4~5월이 되면 소학교와 대학들은 물론, 직장에서 만경대를 의무적으로 방문해야 한다”면서 “꽃다발을 준비하느라 돈도 많이 걷는다”고 말합니다.
탈북자 한씨는 “이렇게 북한에서 수령을 잘 모시는데도 행복한 가정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한송화
: 북한에서 행복하다는 단어는 많이 쓰지만, 진짜 행복했으면 사람들의 가정이 다 갈라지고, 다 외국으로 나가고 다 분산됐겠어요? 행복하다면...
한 씨는 “북한에서 행복한 가정은 몇몇 간부들을 비롯한 특권계층에게만 해당된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