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 딱딱한 사상교육에 지친 북한 청소년들이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에 푹 빠져있다는 소식입니다. ‘MBC’가 방영한 드라마 ‘하이킥’이 북한 청소년들 속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데요.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청소년들이 한국의 문화방송, 'MBC'가 제작한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 뚫고 하이킥’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요새 ‘지붕 뚫고 하이킥’과 ‘거침없이 하이킥’이라는 남쪽 드라마가 청소년들에게 시원한 웃음거리를 선사하고 있다”며 “중학교 애들과 젊은 여자들은 ‘하이킥’의 재미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이 드라마가 양강도 지역에 처음 선 보인 것이 지난해 11월경인데 지금은 웬만한 고등학교 학생들이면 ‘하이킥’ 알판(DVD) 한두 장씩은 다 가지고 있을 만큼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하이킥’드라마 5편, 그러니까 5부작이 들어있는 알판 하나의 가격은 북한 돈 4천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젊은이들 속에서 인기를 끌면서 알판 복사기를 가지고 있는 장사꾼들은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은 “처음에는 ‘어방새(좀 모자라는 사람)’들의 놀음 같아서 별로 재미를 못 느꼈는데 자꾸 보다나니 중독이 된 것 같다”며 “내게 알판 하나만 있으면 다른 사람들과 계속 바꾸어 볼 수가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이킥’ 연속 드라마가 돌풍을 일으키며 청소년들 속에서 새로운 유행어도 생겨났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는 지금 젊은 청소년들 속에서 ‘하이킥’이라는 단어가 ‘희곡(코미디)’, ‘연극’이라는 말 로 통한다며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속에서는 ‘하이킥’이라는 말이 ‘변형’, ‘왜곡’이라는 뜻으로 통한다고 말해 그 인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한국 드라마가 그처럼 유행하고 있는데도 북한 당국이 단속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하이킥’이라면 도당 간부들이나 보위부 사람들도 다 좋아 할 것이라며 중앙에서 특별히 단속하라는 지시도 없는데 누가 중뿔나게 나서 단속을 하겠는가고 대답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양강도가 이 정도면 아마도 전국에 거의 다 퍼져 나갔을 것이라고 주장해 ‘MBC’의 드라마 ‘하이킥’이 이미 북한 전역에 고루 전파되었음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