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기술 과시”

북한은 지난 4월 장거리 로켓의 시험 발사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필요한 기술을 성공적으로 과시했다고 미군 고위 장성이 밝혔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패트릭 오라일리 미국 미사일방어국(MDA) 국장은 21일 상원 세출위원회의 미사일방어(MD) 청문회에서 "북한이 2009년 4월5일 미국의 많은 지역에 도달할 수 있는 2단계 대포동 2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데 필요한 기술인 (로켓의) 결합과 분리(staging and separation)를 성공적으로 과시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2일 입수한 서면 증언에 따르면, 오라일리 국장은 "비록 목표물이 궤도에 안착하는 데 실패했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북한이 장거리 로켓의 시험 발사를 통해 로켓의 추진체 분리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사거리를 늘렸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북한이 ICBM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을 인정한 오라일리 국장의 증언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이튿날 제임스 카트라이트 미국 합참 부의장이 "연거푸 3번 (발사에) 실패한 나라에서 누가 (미사일을) 사겠느냐"며 북한의 로켓 발사 기술을 평가절하했던 태도와 대비됩니다.

오라일리 국장은 또 "북한이 일본과 남한, 그리고 (동북아) 지역의 미군 기지에 도달할 수 있는 노동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있고 괌과 알류샨 열도를 사거리로 하는 신형 중거리미사일(IRBM)을 계속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라일리 국장은 특히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의) 일제 사격을 계속해서 과시해온 점은 또 하나의 우려"라면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BMDS)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한꺼번에 대규모로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해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오라일리 국장은 모두 53쪽에 이르는 서면 증언을 통해 이제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의 미사일방어와 관련한 비교적 상세한 현황을 공개했습니다.

이 서면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미사일방어국은 북한과 이란의 ICBM 공격을 겨냥해 배치 중인 지상배치 요격미사일(GBI) 30기를 알래스카 주의 포트 그릴리와 캘리포니아 주의 밴덴버그 공군기지에 각각 26기와 4기씩 나눠 운용할 계획입니다.

미사일방어국은 지상배치 요격미사일의 실전 배치 규모를 30기로 유지하지만,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 목적으로 올해 요격미사일 8기를 시험용으로 추가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사일 6기를 더 구매해 2기를 시험용 여유분으로, 그리고 4기를 실전용 여유분으로 각각 비축하는 등 총 14기의 요격미사일을 추가로 구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사일방어국은 내년 9월 말까지 최소 한 차례 이상 3단 지상배치 요격미사일을 이용해 요격 시험을 하고 2단 지상배치 요격미사일의 개발과 시험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