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일성 동상 파괴 임무를 받고 북한에 잠입했다 체포됐다는 탈북자 전영철이 실제는 북한 보위부에 의해 중국에서 납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북한 국방위가 전영철사건의 공로를 인정해 회령제지공장 보위원에게 '김일성훈장'을 수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김일성 동상과 기념비들을 파괴하기 위해 잠입했다가 해당기관에 체포됐다며 기자회견까지 벌려놓았던 탈북자 전영철이 실제는 중국에서 북한 보위보 요원들에 의해 납치됐다는 주장이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에 의해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전영철 사건으로 ‘김일성 훈장’을 수여받은 회령제지공장 담당지도원 량경호(48살)가 최근 도보위부 부부장으로 승진했다”며 “‘김일성 훈장’은 ‘공화국 영웅칭호’와 동급으로 쳐주는 최고의 훈장”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회령시 보위부 간부들과 안면이 있다는 또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은 “전영철은 손도의 아내의 협조에 의해 중국 삼합에서 보위부 요원들에게 납치되었다”며 “그 대가로 손도의 아내와 딸은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전영철 사건’은 지난 5월 함경북도 회령시 망향노동자구에 살고 있던 손도(47 본명 김성도)라는 별명의 밀수꾼이 회령제지공장 담당보위원 량경호에게 체포되면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밀수꾼인 손도는 당시 중국에 체류 중이던 탈북자 전영철로부터 중국인민폐 5천원과 극소형카메라(몰카)를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넘겨받은 인민폐와 극소형카메라를 회령제지공장에 다니는 자신의 조카에게 주어 함경북도 청진시에 있는 전영철의 친척에게 전달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손도의 조카가 제지공장 담당 보위원 량경호에게 체포돼 모든 사실을 실토하면서 손도가 체포되었고, 그의 집을 수색하는 과정에 또 다른 카메라와 함께 불법휴대폰과 소형라지오, 중국인민폐 9만원(한화 850만원)이 발견돼 손도의 아내와 딸까지 회령시 보위부에 구속됐다고 합니다.
취조과정에 손도가 집에 없을 경우 그의 아내가 전영철과 전화연계를 가졌다는 점을 참작해 회령시 보위부는 손도의 아내를 통해 전영철을 중국 룡정시 삼합으로 유인했고, 삼합에 불법 잠입한 량경호와 북한 보위부 요원들에 의해 전영철이 납치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이 같은 공로로 하여 북한 2경제(군수부문)위원회 산하 회령제지공장 담당보위원 량경호는 지난 9월 중순 회령시 보위부 반탐과 성원들과 함께 평양에 올라가 ‘김일성 훈장’을 수여받았고 회령시 보위부 반탐과장도 국기훈장 1급을 수여받았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또 전영철과 연계를 가졌던 손도와 그의 형 두명, 조카들까지 모두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으나 북한 보위부에 협조한 공로를 인정받아 손도의 아내와 딸은 수용소에 끌려가지 않고 산간 오지에 추방됐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