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산층이 경제개혁과 발전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반면, 정치개혁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중국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또, 북한엔 전통적 의미의 중산층이 없으며, 경제개혁이 없이는 가까운 장래에 중산층 형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중국등 여러 나라의 학자들이 9월 22일과 23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의 브루킹스 정책 연구소에서 '중국에서 형성되는 중산층: 경제 개혁을 넘어서'라는 주제로 학술 발표회를 열고, 다른 아시아 태평양 국가의 중산층과는 달리, 중국의 중산층은 정치 상황에 불만이 있더라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뒷전에 서 있는 특징이 있다는데 공감했습니다.
마틴 인디크(Martin Indyk) 브루킹스 연구소 외교 정책 국장의 요약입니다.
“중국 중산층은 정치에 있어서는 후위에 있고 소비에 있어서는 앞장서지만 한국 대만같은 다른 아시아 국가는 적어도 어느 시점에서는 중산층이 사회 개혁과 소비 모두에 선봉적 역할을 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중국에는 중산층이 사실상 없다시피 했으나 경제 개방과 더불어 최근 급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의 ‘중산층’은 거의 모든 다른 아시아 국가의 중산층이 사회 개혁과 소비 경제의 주체가 된 것에 반해 정치 개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면서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마이클 시아오(Michael Hsiao) 대만 국립 대학 사회학 교수입니다.
“…중산층은 말만 해서는 안됩니다. 행동을 해야합니다.”
발표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급성장하는 ‘중국 중산층’은 누구를 가리키며, 이 중국 중산층이 어떤 가치관,세계관 및 정치적 열망을 가지고 있고, 또 이들이 ‘중국이 세계적 무대에서 활동할 때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등의 주제에 관한 학술회에서 중국의 중산층은 민간 기업 자본가등의 기성중산층, 지식과 교육을 기반으로 한 신흥중산층,회사의 사무직같은 주변적 중산층으로 분류된다고 언급했습니다.
23일 오전에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데보라 데이비스 미국 예일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도시의 관리나 전문직 종사자등의 중간 간부층이 1990년대 중반에 중국의 개방 경제 정책으로 인해 직업적, 경제적으로 자치권을 갖은 사회 계층인 ‘중산층’이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서양에서는 중국의 중산층이 정치 사회 개혁에 참여하길 바라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적극적으로 사회 개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쪼우 샤오홍(Zhou Xiaohong) 중국 난징대 사회학 교수도 중국에서는 중산층의 사회 참여가 부족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서양에서는 중국 중산층의 사회 참여를 원하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중국에서는 중산층이 적극적으로 사회개혁에 나서고 있지 않습니다.”
최근 유화 정책을 펴고 있는 북한에 중산층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관한 자유아시아 방송 기자의 질문에 마이클 시아오(Michael Hsiao) 국립 대만대 교수는 서양의 학술적 관점에서 보면 소득으로 보나 직업으로 보나 부유하더라도 사회 개혁에 관심이 없다면 중산층이라고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북한에 중산층이 생길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은 경제 개혁입니다. 지금까지는 북한이 매우 통제가 심해서 민간 기업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적습니다.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의 소유주나 교육 수준이 높은 전문 기술자나 지식인들을 ‘중산층’이라고 정의할 때,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수입이 많아 부유할 지는 몰라도 중산층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급진적 경제 개혁이 없으면 가까운 미래엔 중산층이 형성될 수 없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중산층’을 직업계층의 관점으로 정의해 북한의 의사나 기술자, 학교 교원이나 연구소 연구원들이 속한다고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북한의 사회의 변화에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중산층’이라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