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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손과 발이 됐던 사람들, 그들의 운명이라고 편안치만은 않는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김정은에로의 권력승계가 본격화 되는 가운데, 국가안전보위부 핵심실세가 총살되는 비극을 맞았습니다.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표적 공안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 핵심실세였던 류경 부부장이 지난 1월 공개처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언론은 한국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류경 부부장이 노동당과 군부, 내각의 고위 핵심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99발의 총탄을 맞고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난 16일 보도했습니다.
북한당국은 공개처형이 끝난 다음 그 자리에 참석했던 고위간부들로부터 충성을 맹세하는 ‘감상문’도 받아낸 것으로 알려져 ‘공포정치’가 어떤지를 실감케 했습니다.
처형된 류경 부부장은 김정은이 부장을 맡고 있는 국가안전보위부의 반탐조직을 총괄하는 핵심실세로, 김씨 부자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류 부부장은 김정은이 대장으로 진급하던 지난해 9월 당대표자회에서 중장에서 상장으로 승진하며 성공가도를 달렸습니다.
더욱이 방첩 및 반체제 세력을 색출하는 데 공로를 세워 ‘2중공화국영웅’칭호를 받을 만큼 김 부자에게 충성했다고 한국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류 부부장 처형사실이 밝혀지면서 북한체제 수호에 앞장섰던 국가안전보위부 실세들의 운명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 김씨 일가의 손발이 됐던 보위부 실세들은 비운을 맞았습니다.
70~80년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김일성 김정일의 권력지반을 닦는데 한몫했던 초대 국가보위부 부장이었던 김병하는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거역한 혐의로 체포 위기에 놓이자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구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가 붕괴될 때 북한체제 수호에 앞장섰던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김영룡도 1998년 반당반혁명 분자로 몰려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됩니다.
권력의 도구로 이용되다 희생된 사람들 중에는 지방 보위부 간부들도 있었습니다.
한 때 ‘간첩’을 잘 잡아 김일성으로부터 치하를 받았던 평안북도 안전보위부 반탐부부장 정찬균도 1998년 간첩으로 몰려 처형당했습니다.
이어 평안북도 보위부 부장 최만흥도 뇌물수수 및 비밀누설에 연루되어 90년대 말에 쫓겨났습니다.
비록 어제 날엔 수령에게 충성 다 했지만, 결국 ‘토사구팽’ 당하는 게 북한권력기관 종사자들의 운명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한 대북전문가는 최근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권력핵심층에 대한 숙청작업은 독재권력 구축과정에 필연적 산물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 그레그 스칼라튜 연구원의 말입니다.
“북한의 독재체제는 루마니아보다 훨씬 더 심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북한에 공개처형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국제인권 기준을 심각하게 유린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권력구축 과정을 눈으로 목격한 스칼라튜 연구원은 당시에도 정치적 반대파들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비밀리에 처형당한 미제 사건들도 많았다고 떠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