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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악한 식량난으로 북한이 군대 명절 지원까지 주민들에게 하라고 부담을 들씌워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4월 25일은 북한군 창건 79돌이 되는 날.
이날을 맞아 오래간만에 기름진 음식을 먹어보리라 던 병사들의 꿈이 물거품이 됐습니다.
함경북도 9군단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25일 인근의 한 포부대 상황을 전하면서 “인민군 창건절에 고깃국을 못 먹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작년엔 ‘화학돼지가 장화신고 건너간 국물’이라도 먹어봤는데, 올해엔 아무 것도 없었다”고 말해 이번 명절 공급이 열악했음을 내비쳤습니다.
화학돼지란 돼지목장에서 속성 사료를 먹여 빨리 키운 돼지로, 비계가 태반인 고기를 의미합니다.
북한군 후방총국은 여러 개의 목장에서 키운 돼지를 명절이 되면 각 부대에 공급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엔 구제역 여파로 돼지들이 집단 폐사되면서 종자 돼지까지 도축해야 할 형편에 놓였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래서 대다수 군인들은 명절날 아침에 강냉이밥과 염장국으로 끼니를 때웠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오랜만에 고깃국을 기대했던 병사들의 얼굴에선 실망과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영양실조자와 탈영자가 급증할거라는 실망이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북한 당국은 4.25명절 공급을 주민들에게 억지로 떠맡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당에서 공장, 기업소별로 군부대를 하나씩 맡겨주면서 지원 물자를 싣고 가서 공연도 하고 명절을 함께 쇠라”고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이 지시를 집행하기 위해 공장 간부들은 노동자 1인당 1천 원씩 모았고, 그 돈으로 군인들 달래기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식료공장에서는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에게 줄 닭곰을 마련한다고 돈을 걷는가 하면, 또 다른 공장에서는 평양시 10만 세대 건설에 나선 군인들에게 국수 1그릇씩 먹일 돈을 모았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어떤 지방 공장에서는 인근 부대에 나가 군인들과 체육활동도 하고, 위문 공연도 펼쳤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군대를 달래려는 북한 당국의 노력은 최근 악화된 군민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식량과 생필품 조달이 열악해지자, 일부 군인들은 주민부락에 내려가 가축을 훔쳐오고, 길가는 주민들을 강탈하면서 군민관계는 심히 악화됐습니다.
최근 군 장악에 나선 후계자 김정은이 악화된 군민관계를 풀기 위해 주민들에게 원군 활동을 펼치라고 하지만, 이는 가뜩이나 어려운 주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내는 행위로 이어져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