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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이르면 이달 말 양국 간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군사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8일 이를 환영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방부 측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일 군사협정 체결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와 미국은 아무런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우선 밝혔습니다. (We are aware of the reporting about a ROK-Japan military agreement. This is a bilateral issue for South Korea and Japan, and not anything that the U.S. is directly involved in.)
하지만 미국은 미국의 동맹국인 한일 양국 간 관계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또 이를 통해 동북아 지역의 안보협력 수준이 향상된다는 측면에서 한일 간 군사협정 체결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We would welcome such a development as it would be a sign of stronger bilateral relations among our allies and it could enhance regional security cooperation for the betterment of the whole region.)
앞서 한국 국방부의 김민석 대변인은 8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과 군사 정보보호협정(GSOMIA)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체결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르면 5월 안으로 한국의 김관진 국방장관이 일본을 방문해 일본 측과 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인데 김 대변인은 우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김민석 대변인:
북한 핵이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도 정보를 교류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한국 국방부가 24개국과 정보보호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일본과도 꼭 필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의 다나카 나오키 방위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성과를 조속히 실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일 두 나라가 군사협정을 체결한다면 이는 1945년 광복 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한일 양국이 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면 북한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군사 정보를 두 나라가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됩니다.
또 상호군수지원협정을 통해서는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과 인도적 재난구조 활동 등에서 물자와 장비 등을 양국이 상호 지원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예전부터 한일 양국 간 군사협력 강화를 원했었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미국은 오래 전부터 한국과 일본의 군사적 협력을 원했기 때문에 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한일 두 나라의 과거사 문제 등 민감한 국민정서 때문에 이 문제의 진전은 매우 더뎠습니다.
또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에 방문학자로 나와 있는 한국 카톨릭대학교 국제학부의 마상윤 교수는 한일 두 나라의 군사협정 체결 움직임은 단순히 북한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선다고 분석했습니다.
한일 간 군사교류 확대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측면이 있고, 미국도 중국 견제차원에서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 강화를 오래 전부터 선호해왔다는 것입니다.
마상윤 교수:
한미일 3각 동맹과 관련한 움직임과 희망이 있었습니다. 미국은 예전부터 원했었고 일본도 희망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의 부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차원의 문제입니다.
한편 한일 군사협정 체결에 부작용을 우려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한국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의 말입니다.
김용현 교수:
한일 간 군사 부문의 결속이 너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한중 관계나 중국의 견제심리 측면에서 그리 바람직스러운 것 같지 않습니다. 또 북한을 자극하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학대학원(SAIS) 방문학자(visiting scholar)로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김 교수는 이러한 협정 체결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실질적인 측면보다는 북한에 맞서는 한일 두 나라의 공조의지를 내보인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