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창건일, 초라한 인민군 원호사업

0:00 / 0:00

MC:

북한이 인민군 창건 80주년을 맞으며 진행한 원호사업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특히 양강도를 비롯한 지방들은 ‘제2의 고난의 행군’이라고 할 만큼 생활이 어려워 지원 사업을 할 형편이 못 된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은 4월25일로 인민군 창건 80돌을 맞았습니다. 해방 후 인민군이 창건된 것은 1948년 2월 8일이지만 북한 당국은 김일성 주석이 중국에서 항일빨치산을 조직했다고 주장하는 1932년 4월 25일을 인민군 창건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를 그대로 계승한다고 선언한 김정은 정권이 80돌을 맞는 인민군 창건일만큼은 요란하게 치러야겠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70돌과 김일성 주석 생일 100돌에 총력을 쏟아 붓다보니 초라하기 그지없는 명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4월 25일을 맞으며 진행된 인민군 원호(지원)사업이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며 “인민군 창건일을 손꼽아 기다려 온 군인들이 눈물겨운 하루를 보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4월 25일을 맞으며 북한군 당국은 매 군인들에게 푸짐한 한 끼 식사와 세면도구, 생필품들을 마련해 줄데 대해 강조하면서 기관, 기업소들이 조직별로 지원할 군부대들까지 모두 지정해주었다는 것입니다.

당국의 강제적인 지원요구에 시 여맹조직을 비롯한 공장, 기업소들에서는 매 일인 당 현금(북한 돈) 5천원과 고추장이나 김치 외에도 세숫비누, 세수수건, 칫솔과 같은 원호품들을 바칠 것을 강요했습니다. 군인들의 한 끼 식사도 돼지고기와 한 가지 이상의 물고기를 포함해 다섯 가지 반찬을 넣어야 한다고 일일이 규정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주민들은 ‘김정은 동지께서 세외부담을 없애라고 했는데 왜 개인들에게서 돈을 거두냐?’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당장 쌀을 사먹을 돈도 없다고 버티었다는 것입니다.

실제 양강도의 경우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에도 5일분의 명절미를 공급한 것이 전부였고 시간이 갈수록 절량세대들이 늘어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인민군대 원호사업이 이렇게 저조하자 대부분의 공장, 기업소들은 당초 북한 당국이 강요한 수준에서 크게 후퇴해 군인들의 한 끼 식사로 쌀밥과 국수를 준비했고 반찬도 감자채나 산나물 무침, 김치가 전부였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인민군 창건일인) “4월 25일 아침 9시까지 ‘보천보 전투 승리기념탑’에 꽃바구니 증정식이 있었다”며 “이후 지배인과 초급당비서, 부기원을 비롯한 초급일꾼들이 지원물자를 싣고 지구사령부(10군단)를 찾아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꺼내놓기 부끄러울 정도로 지원물자가 보잘 것 없어 군관(장교)들에게 돌아갈 술 다섯 병과 ‘밀림’담배 다섯 곽, 콩기름 두병을 준비했다며 그 정도로 준비하는 것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지금 이곳(북한) 형편은 ‘제2의 고난의 행군’이라고 할 만큼 어렵다”며 “주민과 직장인들에게 무엇을 바치라고 말할 형편이 못 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