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군부 힘빼기 ‘특별 조사팀’ 가동

앵커: 북한 김정은 체제가 군을 장악하기 위해 개별적인 군 장성들을 면밀히 조사하는 '특별팀'을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 상당수 군 간부들의 비리가 적발되어 해임 철직되었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군부를 장악하기 위한 자료 수집을 위해 '당생활지도소조'를 전군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소식통은 "각 군단, 사단에 파견된 당생활지도소조는 중앙당 조직지도부 직속으로, 개별 군 간부들의 동향과 당성, 비리 등을 집중 조사해 중앙에 보고하고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당생활지도소조는 군 간부들의 군부내 관료주의와 권력남용, 파벌 조성 등을 전면 캐고 있으며, 이 과정에 상당수 장성들이 해임, 교체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 행사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충성을 맹세한 일선 군단장들도 김정은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로 확인됐습니다.

소식통의 전언에 따르면 현재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당생활지도소조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김경옥 노동당 조직지도부 군사담당 제1부부장 직속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시작된 이후 북한은 민간인 당관료 출신인 최룡해를 총정치국장에 임명하고, 군 인사권을 쥐고 있는 노동당 군사담당 조직지도부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군장악에 나섰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특히 당생활지도소조는 군 간부들의 비리를 조사한 뒤, 간부(인사)사업에 크게 반영시켜 군관들 속에서는 일명 '김정은의 암행어사'로 통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 과정에 북한군 총참모장 현영철 대장 강등 배경도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이 소식통은 "현영철은 그가 8군단장 시절 예하 부대들에 이권사업을 무질서하게 허가해줬다는 연대적 책임을 지고 대장으로 강등됐다"고 전했습니다.

8군단은 평안북도 염주군에 주둔한 지방군으로, 산하 외화벌이 부대들은 평안북도 신의주와 용천군 등 국경일대에서 중국과 무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생활지도소조가 8군단 실태를 요해하는 과정에 현영철 대장의 과오가 뒤늦게 드러났고, 현영철까지 처벌할 경우 군심이 크게 동요할 것을 우려해 김정은이 그를 강등시키는 데 그쳤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현영철 대장은 2012년 7월 해임된 이영호 전 총참모장 후임으로 될 당시 인민군 차수였지만, 지난해 9월 돌연 대장으로 강등됐습니다.

함경북도 지방에서 연락이 닿은 또 다른 군 소식통도 "북한 김정은 체제가 군을 장악하는 과정에 최룡해, 장성택 등 민간관료 출신들이 군부를 흔들자, 적지 않은 군 관료들 속에서 반발이 많았다"면서 "작년 상반기 군부에 집중됐던 외화벌이 이권사업을 내각 경제로 돌리게 했다는 이야기도 사실상 '군부 힘빼기' 과정에서 나온 소리"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