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혜산청년광산 정상화 ‘까마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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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9일 중국과 합영기업을 설립하면서 의욕적인 새 출발을 다짐했던 혜산청년광산이 생산정상화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북한 특유의 약속 뒤집기에 대응해 중국 측이 시간 끌기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9월 19일, 혜산청년광산 현대화 대상 및 ‘혜·중광업합영회사’ 조업식을 갖고 획기적인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북한 노동신문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현지 소식통들은 생산정상화까지 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고도 험하다고 말했습니다.

‘고난의 행군’시기 전력공급 중단으로 침수된 혜산청년광산이 그동안 수리를 거쳐 올해까지 네 번째 조업식을 가졌는데 그동안 한 번도 정상조업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 입니다.이번에는 과연 무난히 생산을 할 수 있을지 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혜산청년광산의 한 소식통은 “그동안 중국 측의 지원으로 상당한 설비교체가 이루어지고 개건 현대화사업도 많은 진척을 보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생산정상화는 내후년(2013년)쯤 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2007년 10월 중국 완샹그룹 산하 국제광물투자사와 ‘혜·중광업합영회사’를 설립하고 완샹그룹이 51%, 혜산청년광산이 49%의 지분을 나눈다는 조건으로 공동개발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2009년 3월, 중국 측의 투자로 침수된 갱의 복구가 마무리되고 광산의 핵심시설인 ‘마산선광장’의 설비 교체공사가 마무리 되자 북한 당국은 노동자들의 임금인상과 배급문제를 제기하면서 완샹그룹과 합의한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습니다.

이에 격분한 중국당국은 혜산청년광산에 지원하던 전력공급을 차단하고 이미 설치된 배수관 해체와 배수용 전동기 회수를 요구하는 등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한동안 북-중간에 줄다리기를 하면서 존폐기로에 놓였던 혜산청년광산 합영(공동경영)문제는 2009년 10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신압록강대교’를 비롯한 경제기술합작협정에 합의하면서 극적인 타결을 이루었습니다.

혜산청년광산 ‘마산선광’에서 일한다는 한 노동자 소식통은 “광산 조업식을 했다고 하지만 한 달 생산량은 (구리정광으로) 200톤에 불과하다”면서 “갱내 설비공사가 안 돼 순수 인력으로 광차를 밀어가면서 광석을 실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3천미터 벨트콘베아(컨베이어)와 게지(광물운반용 케이불 카), 전동광차를 완성해야 캐낸 광물을 마음대로 실어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갱내 설비를 교체할 자금과 자재들을 대야 할 완샹그룹이 투자에 시간을 끌고 있는 원인에 대해 소식통들은 북한의 예측할 수 없는 약속 뒤집기에 대비해 기존에 설치한 기계들의 수명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설치해 놓은 배수용 전동설비들이 올해까지 수명이 끝나는데 중국 측은 이러한 주요설비들을 순차적으로 교체해 북한이 마음대로 합의를 깨지 못하도록 얽어 놓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북한은 올해 5월, 완샹그룹과의 합영문제를 계기로 혜산광산 지배인 오문송과 그의 가족들까지 모두 숙청했으며 운흥광산 지배인 최영일(47)을 새로운 지배인으로 임명했습니다.

그런가하면 혜산광산에서 나오는 구리정광을 제련할 수 있도록 양강도 운흥군에 있는 ‘일건제련소’의 복구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해 어느 때든 중국과의 계약을 파기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