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광물거래 싸고 분쟁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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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 중국 수출 주종품목인 광물 거래에서 북한무역회사들과 중국 수입업자들 간에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회사들의 눈속임과 가격협상 줄다리기가 도를 넘어 불신의 벽이 점점 높아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소개합니다.

북한의 해외 수출품 중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광산물은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석탄과 철광석 등을 제외하면 주로 아연, 알루미늄, 몰리브덴 등 비철금속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번에 수출하는 물량도 정광으로 10여 톤에서 많아야 몇 백 톤에 이르는 물량이 고작입니다.

한 번에 거래하는 양이 많지 않다보니 중국 측 무역업자들은 군소 되거리 무역상인(중개인)이 대부분입니다.

광물은 원광석 상태에서 1~2차 가공을 거쳐 정광(精鑛)형태로 거래하는데 광물가격은 정광에 포함된 유효함량에 따라 결정됩니다.

북-중 국경도시에서 광물거래를 하고 있다는 중국의 한 수입업자는 북한 무역회사에서 제시하는 광물샘플이나 함량 분석표는 참고만 할 뿐 그것을 그대로 믿고 수입여부나 가격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무역업자는 “설령 수입할 생각이 있다 해도 계약금을 미리 건네거나 가격을 확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그동안 한두 번 속은 게 아니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회사 외에는 광물을 마땅하게 수출할 거래처가 없는 북한 무역회사들은 “함량 성분검사를 중국 검사 기관에서 실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가격을 결정한다”는 중국 수입업자들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다툼은 바로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얘깁니다.

중국의 수입업자는 “북한에서 분석한 유효함량과 중국 검사 기관에서 검사한 유효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는 당연히 북한 측에서 요구하는 가격을 맞춰 줄 수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광물수출을 전문으로 한다는 북한의 한 무역일꾼은 “중국 상인들이 무조건 값을 깎으려 하니 북한에서도 검사를 철저히 해서 가지고 나온 물건인데 중국 상인들이 검사 기관과 짜고 함량검사 결과를 조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대방은 또 “중국 내 몇 군데 다른 검사소에서 검사해보면 그때마다 성분 분석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중국 측을 의심했습니다.

반면에 중국의 업자들은 “북한의 광물 품질이 일정치 않아서 검사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오는 것이지 검사기관에서 어떻게 농간을 부리겠느냐”고 반박합니다.

앞서의 북한 대방은 “힘들여 가지고 나온 광물을 되가져갈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다른 상인을 찾기도 어려워 중국 대방이 부르는 헐값에 그냥 팔아넘기게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 같은 북-중간의 정광(精鑛)거래관행에 대해 북한 측에서는 “중국 업자들이 다른 곳에 판로가 없다는 약점을 이용해 농간을 부리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으며 중국 상인들은 “북한대방과의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이익이 별로 없어도 물건을 인수해 주는데 고맙게 여기지 않고 허튼소리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