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3호' 로켓 성능 '은하2호'보다 미흡

MC: 북한이 13일 발사에 실패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의 제원이 2009년 발사된 '은하 2호'와 비교해 별 진전이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이 지난 13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은 높이 30m, 무게 92t에 이르는 3단 로켓입니다. '은하 3호'라는 글씨가 쓰여진 맨 아랫 부분이 바로 1단 추진체이고 위로 올라가면서 2단, 3단 추진체가 있으며, 가장 윗 부분에는 북한이 주장하는 인공위성인 '광명성 3호'가 놓인 원뿔 모양의 덮개가 있습니다.

이는 2009년 발사된 '은하 2호' 로켓과 거의 비슷한 외관입니다. 북한이 지난 8일 공개한 '은하 3호'의 제원이 추진력 120톤, 길이 30m, 전체 무게 92톤인 점을 감안하면, 중량이 약 10톤 증가한 것 외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발사 2분15초 만에 공중 폭발한 '은하 3호' 로켓에 대해 전 세계 과학계는 북한의 로켓 기술이 3년 전과 비교해 별로 진전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3년 전 발사된 '은하 2호'의 경우 2, 3단 로켓 분리에는 성공했지만 마지막 위성체가 분리되지 않아 실패한 반면, 이번 '은하 3호'는 로켓 발사 단계에서 아예 1,2단조차 분리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2호의 실패 원인이 추진 동력 부족으로 지적되면서 이번 3호에서는 좀 더 강력한 로켓 엔진이 장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당초 예상에도 불구하고 '은하 3호' 로켓은 2호 때보다 못한 성능을 보였습니다.

북한의 로켓 기술력이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한반도 핵과 미사일 등 군사기술에 정통한 한국 통일연구원의 신성택 객원연구위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 실패가 로켓 엔진의 고장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은하 1-2호 로켓의 발사 실패 경험을 토대로 3호 발사만큼은 어떻게든 성공시키려 했을텐데 엉뚱하게 발사 단계서부터 실패한 것이 결국은 로켓 엔진의 고장 문제가 유력하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면서 신 연구위원은 로켓 발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로켓 엔진 고장 문제가 아무래도 강성대국의 분위기와 맞물려 북한 당국이 너무 성급하게 발사 일정을 밀어붙인 탓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 실패에 대해 중국도 북한의 기술 미흡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군사평론사이트 군정료망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미국의 위성전문가로 지난 8일 미국의 NBC방송 취재진과 동행하며 북한의 동창리 발사장 현장에서 북한이 이번 '은하3호' 로켓에 탑재했다고 주장한 '광명성 3호' 위성을 면밀히 검토한 제임스 오버그씨도 9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광명성 3호'의 형태와 관리의 열악함에 대해 몇 가지 의문점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오버그씨는 특히 '광명성 3호' 위성의 중량이 100kg 밖에 안 된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 같은 규모의 위성에 고도의 센서 기술을 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신 연구위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현재 위성을 쏘아 올린 나라가 전 세계에 7-8개밖에 없으며 이들 국가가 쏴 올린 위성 중에 100kg짜리는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처럼 과학계가 로켓 발사 실패의 원인 규명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실패만으로 북한의 로켓 기술 수준을 평가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나 프랑스 같은 우주 선진국의 경우도 로켓 개발 과정에서 발사 실패율이 10% 달한다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