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성 3호' 로켓발사가 실패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북한 내부는 한산한 분위기에 빠졌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쳤다"는 말로 지나친 욕심을 부린 북한 당국을 힐난했습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광명성 3호' 로켓 발사가 실패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북한 주민들은 크게 실망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한 주민은 "중앙에서 무슨 중대발표가 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결국 위성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듣고 주변의 사람들이 다들 아쉬워했다"고 13일 말했습니다.
한 기계공장에 다니는 이 주민은 "최고인민회의와 관련해 중대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간부들이 포치한 상태여서 사람들이 호기심이 큰 상태였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직장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여 "제발 좀 잘하지……"라는 말로 로켓발사를 추진해온 관계자들을 크게 질책하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또 어떤 주민들은 "위성이 떨어졌는데, 그래도 우리나라는 강성대국이 되는가?"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노동당 간부들이 "위성을 쏘아 올리면 강성대국이 된다"고 말했기 때문에 불신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광명성 3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자축하면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하려던 북한 당국의 의도가 물거품이 되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 소식을 중국 상인들로부터 전해들은 장마당 주민들은 "위성발사가 성공하든 안하든 나와는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한 주민은 "위성이 하늘로 올라가면 우리 집 식구 밥 먹여주냐?"면서 "지난번에 두 번이나 성공했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텔레비전 통로가 어디 늘어나기라도 했는가?"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설마하는 반응을 보였던 주민들은 실패소식이 나오자 역시나 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반응입니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 북한 관계자는 "산토끼 잡으려다 결국 집토끼 놓친 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외국에서 주겠다는 쌀도 못 받고 로켓을 쏘면서 돈만 날렸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인민들이 김정은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그는 "평양 사람들조차 어린 사람(김정은을 가리켜)이 너무 설친다, '불장난 쟁이'라고 놀리고 있다"면서 "이번 로켓 발사도 김정은이 직접 지시했다고 선전했는데, 오히려 역효과만 가져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로켓 발사 실패를 시인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면서 북한 사람들은 원래 '나가자 정신'이 있어 우기겠는데, 이번에는 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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