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더욱 강력한 제재 직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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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22일 두 발의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 중 한 발은 400여km를 비행했습니다. 남한 정부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22일 오전 5시 58분과 8시 5분 두 차례에 걸쳐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첫 번째는 150여km를 비행하다 공중에서 폭발했고 두 번째는 400여km를 날았습니다. 지난 4월 15일 첫 발사 이후 총 6번의 시험 발사를 통해 그간 발견된 결함을 상당 부분 개선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남측 군 당국은 이번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무모한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어떤 도발에도 즉각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무모한 도발 끝에는 완전한 고립과 자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북한 정권은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국방부 등 관련 부처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그리고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어 오후 2시께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이 앞으로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또한 조 대변인은 “북한의 이번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계속적인 핵·미사일 도발은 그간 수차례에 걸친 대화 제의가 얼마나 기만적이고 위선적인지를 국제사회에 스스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놓고 남측이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공식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무수단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3천~4천km에 달해 주일 미군기지는 물론 태평양 괌에 있는 미군기지도 사정권 안에 있습니다.

남측 군 관계자는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에 집착하는 것은 미군 타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북측은 지난 20일에도 국방위원회 담화를 통해 괌의 미 공군기지와 해상 기지를 “정밀 타격권 안에 잡아넣은 지 오래”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최대 사거리가 3천~4천km인 무수단 미사일이 이날 400여km를 비행한 것은 “의도적으로” 발사 각도를 높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남측 군 당국이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고고도는 1천km 이상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미군이 보유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의 한국 배치를 결정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지난 2014년 3월 북측이 로동 미사일의 발사 각도를 높여 발사했을 때도 남측은 북측의 미사일 공격을 고고도 상공에서 방어할 필요가 있다며 사드의 한국 배치 필요성을 공론화한 바 있습니다.

북측은 러시아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 R-27을 모방해 무수단 미사일을 만들어 시험발사 없이 지난 2007년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북한은 30~50기의 무수단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무수단 미사일은 액체연료(UDMH)를 사용하며 연료 주입에 필요한 시간이 30분 가량으로 짧은데다 상온에서 보관 가능해 1주일 이상 발사 대기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이동식 발사대(TEL)를 사용하기 때문에 작전 범위가 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