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북 미사일 기술 수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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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개정된 한미 간 미사일 지침과 관련해 연일 위협적 언사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반복된 미사일 발사 시험 실패가 북한 미사일 기술의 수준을 말해 준다고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방부는 10일 과거 북한의 반복된 장거리 미사일 실패 사례를 보면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준을 알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방부 공보실 측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자국의 장거리 미사일 사정권 안에 미국 본토도 포함된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 진위는 정보 사안이라 언급할 수 없지만 반복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가 그 답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As to North Korea's claims about the ability to strike the United States, we do not comment on intelligence matters. However, the repeated failures of North Korea's missile launches speak for themselves.)

미국 국방부도 대부분 군사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사거리 안에 두고 있다는 북한 측 주장의 신빙성을 낮게 평가한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국방부 공보실 측은 모든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1718호와 1874호를 무시한 채 북한이 지속적으로 자국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와 명중률을 개선하려 애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North Korea continues to seek improvements to the range and effectiveness of its ballistic missiles.)

그러면서 미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야기하는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은 한미동맹과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에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반도와 그 주변지역의 안정을 위해 광범위한 안보 문제와 관련해 한국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9일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미국 본토까지 명중 타격권에 넣고 있다”고 위협한 북한 당국은 10일에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미사일 발사를 자제해 온 북한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은 “이제 북한이 군사적 목적의 미사일 발사를 단행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북한의 향후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암시하는 위협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나기 전까지는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나단 폴락 박사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론상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설 수 있지만 북한의 향후 도발 시기는 북한 지도부가 처한 정치적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나단 폴락 박사: 향후 장거리 미사일 발사 뿐 아니라 3차 핵실험도 기술적 상황과 정치적 고려에 따라 그 시기가 결정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미국과 한국의 대통령 선거 이전에는 그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물론 중국이 북한에 어떤 충고를 하는지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해군전쟁대학(Naval War College)에 재직했던 폴락 박사는 장거리 미사일로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북한의 주장을 믿을 사람은 없다면서 북한은 과거 단 한 차례도 그런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폴락 박사는 이번에 나온 북한의 위협적 언사는 한국의 탄도 미사일 사거리가 연장된 데 대한 좌절감을 표출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과 미국의 한국군 미사일 사거리 연장 합의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 연구원은 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능력 향상과 이달 말로 예정된 한국의 위성발사체 발사는 북한의 추가 ‘위성’발사 시험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앞서 미국 국무부는 9일 북한 당국은 미사일 능력을 자랑할 게 아니라 주민들의 먹는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촉구했고 백악관도 북한의 미사일 능력과 관련해 “북한의 최근 탄도 미사일 시험은 분명히 실패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