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주변국들은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과연 올해 안에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달 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관련 부품이 동창리 미사일 기지로 옮겨진 점에 주목하고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4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시에도 미사일 부품이 발사장으로 이동된 뒤 약 20일 만에 발사를 감행했다는 점에서 이르면 이달 말에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올해 안에 발사할 수 있다는 견해와 또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다릴 것이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지난 4월 미사일 발사 실패의 원인을 찾아내 이를 보완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럴 경우 다음 달에도 발사를 감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브루스 베넷 박사: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여당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해도 선거가 예정된 다음달 19일 이전에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베넷 박사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로부터 압박을 받을 수 있고 새로 출범하는 한국과 미국 정부의 대북대화 전망에 찬물을 끼얹을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성공적인 미사일 발사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베넷 박사는 또 최근 북한 주요 군부 인사의 잦은 인사 이동도 북한의 불안정한 상황을 암시하는 것이라면서 체제 안정 등을 이유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리언 시걸 박사: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는 한국과 미국의 새 정부의 대북대화 재개를 늦출 것이 분명하고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과 북한의 진지한(serious) 접촉 등을 미뤄볼 때 북한 당국의 의중은 대화 재개 쪽으로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26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지 말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 이번 보도를 계기로 지난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된 의장성명 내용을 북한에 재차 상기시킵니다. 당시 의장성명은 북한이 앞으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하는 어떤 로켓 발사도 삼갈 것을 요구했습니다.
일본의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도 26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과 관련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등 일본 영토 방어를 위한 대비 태세를 완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