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잠수함발사미사일 500km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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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24일 오전 동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쐈습니다. 이번엔 500km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대남 위협이 "현실화될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이 24일 오전 5시 30분께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동쪽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한 발을 발사했다고 남측 합동참모본부가 밝혔습니다.

과거 시험 발사와는 양상이 다릅니다. 이번엔 500km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북측이 수중사출 기술에 이어 상당한 수준의 비행 기술까지 확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합참은 “지난 수차례 시험발사에 비해 기술 수준이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남측 청와대는 오전 7시 30분께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현황을 분석하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이어서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북한의 SLBM 발사를 “강력 규탄”하고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만 추구한다면 더욱 엄중한 제재와 외교적 고립만 초래함으로써 오히려 자멸을 재촉할 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오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섰습니다. 중부전선 전방군단을 방문해 군사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힌 겁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북한의 SLBM 발사를 거론하며 “이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더이상 가상의 위협이 아니라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고, 시시각각 그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북한이 1인 독재 하의 비상식적 의사결정 체제라는 점과 김정은의 성격이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위협이 현실화될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측이 SLBM을 발사한 것은 지난 7월 9일 이후 처음이며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시작된 지 이틀만입니다. 합참은 “한미연합연습을 빌미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북측은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핵 선제 타격’을 위협한 바 있습니다.

합참은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북측의 SLBM 발사는 올해 들어 세 번째입니다. 지난 4월 23일 첫번째 발사는 비행거리가 30km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7월 9일 두번째 발사 당시엔 10여km 상공에서 공중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현재 최대 관심사는 북한의 SLBM이 누구를 겨냥한 것이며, 실제적인 위협이 되느냐는 점입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에게 SLBM은 기본적으로 미국을 겨냥한 전략자산”이라고 평가합니다. 이미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실전 배치해 남한 전역을 겨누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SLBM까지 동원해 남한을 겨냥할 가능성은 낮다는 겁니다.

또한 SLBM은 “현재로썬 상징적 위협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최소 10척 이상의 실전능력을 갖춘 잠수함을 갖고 미국을 혼란스럽게 만들다 끝까지 살아남은 한 두 척을 동원해 핵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어야 실제 위협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현재 북한의 잠수함 능력을 고려할 때 SLBM을 싣고 공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직은 실제적 위협이라기 보다는 상징적 위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SLBM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SLBM을 싣고 다니는 북측 잠수함의 실전 능력도 검토 대상입니다. 1990년대 러시아에서 들여온 구형 잠수함을 개조해 만들었기 때문에 잠항 능력이 몇 시간에 불과해 원거리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썬 SLBM을 한 발밖에 탑재할 수 없다는 점도 실전능력을 낮춰보는 이유입니다. “미사일을 한 발 쏜 다음 재장전을 위해 항구로 돌아와야 하는 잠수함이 군사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김 교수는 지적합니다.

따라서 북한은 SLBM을 3발 이상 탑재할 수 있는 3천t급 잠수함의 개발을 서둘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