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하원의 군사위원회는 16일 공개한 미사일 방어와 관련한 보고서에서 "올해 초 국방부가 몇몇(several) '지상발사형 중간단계 방어(GMD)' 요격 미사일에서 예상치 못했던 결함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원 군사위원회는 이날 2010 회계연도 국방 수권법안을 처리하면서 "국방부가 결함이 발견된 요격 미사일을 격납고에서 꺼내서 긴급 정비를 해야 했다"며 이같이 공개했습니다.
모두 세 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현재 배치된 '지상발사형 중간단계 방어(GMD)' 요격 미사일 26기가 계속해서 기술적인 결함을 보여 운용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당면한 실제 위협이라고 언급하면서 "지상발사형 중간단계 미사일 방어 체계를 실전에서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미사일 방어 체계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사일 방어국 관계자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몇몇 요격 미사일이 긴급 수리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흔히 있는 통상적인 점검"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점검은 항상 있는 일"이라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요격 미사일을 격납고에서 빼내 정비를 하거나 컴퓨터 운용 체계를 교체하는 일은 항상 있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확한 정비 시점과 결함이 발견된 요격 미사일의 수 등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 "항상 10여 기의 요격 미사일을 예비 전력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요격 미사일 체계를 운용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가까운 장래에 북한이 많아야 한 번에 겨우 한두 기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미국을 향해 발사할 수 있다"며 "이런 위협 수위는 앞으로 5년 내에 급격히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따라서 보고서는 북한의 최근 행동과 관련해 요격 미사일을 추가로 배치하기 보다는 "'지상발사형 중단단계 방어(GMD)' 체계의 효율성을 시급히 향상시키는 일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북한의 미사일을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데 필요한 요격 미사일의 수가 북한의 최근 행동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지상발사형 중간단계 방어(GMD) 요격 미사일 30기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미국의 이익과 외국에 주둔 중인 미군, 그리고 동맹국에 가장 큰 탄도 미사일 위협은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미국의 정보기관이 미국, 나토 회원국, 러시아, 그리고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가 보유 중인 탄도 미사일의 총수를 5,900기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고 이 중 99%가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이 때문에 군 지휘관들이 전역미사일방어체계(TMD)를 늘리길 요구해왔다며 "앞으로 5년간 이지스SM3 요격 미사일의 수를 현재 133기에서 329기로 늘리고 고고도 전역방어(THAAD ; Theater High-Altitude Area Defense) 요격 미사일도 현재 96기에서 287기로 늘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하원 군사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에서 총 93억 달러의 미사일 방어와 관련한 예산이 포함된 2010 회계연도 국방 수권법안을 처리해 본회의로 넘겼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마이클 터너 하원 의원을 포함한 공화당 의원들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등 지상에 배치 중인 요격 미사일을 추가로 배치하기 위해 1억 2천만 달러의 예산을 추가하자고 요구했지만 표결에서 다수당인 민주당에 35대27로 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