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이 12일 동해안에서 단거리 탄도 미사일 5발을 발사했습니다. 미국과의 북핵 협상을 앞둔 북한이 유엔의 제재 대상일 수 있는 탄도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은 이날 오전에 2발, 오후에 3발의 KN-02 지대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발사 지점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이남에서 강원도 원산시 사이의 동해안 일대입니다.
북측은 이번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동해안과 서해안에서 지난 10일부터 20일까지 선박 항해 금지구역을 선포했습니다. 군사 훈련 차원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북측이 주장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북측은 통상 7월부터 9월까지 하계 군사훈련을 실시한 다음 10월에 훈련을 총화 하면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좀 성격이 다릅니다. 북측이 발사한 KN-02는 탄도 미사일의 일종이기 때문에 유엔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이 2006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을 단행하자 대북 결의1718호를 채택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중지"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이번 KN-02가 단거리 미사일이기 때문에 대북 결의 1718호와 상관없다고 주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이번 미사일 발사를 두고 국제사회와 북한이 다시 한 번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KN-02 미사일의 특징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이 미사일은 고체 연료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발사를 준비하는 데 5분가량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또 이동식으로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발사 지점을 식별해 공격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익명을 요구한 정부 산하기관의 한 연구원은 KN-02의 가장 큰 특징으로 "탄두 장착 부위가 크게 설계돼 있기 때문에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할 경우 핵폭탄 발사체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최대 사거리 120km 이내를 핵무기 공격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과의 본격적인 핵 협상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자신의 무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김용현 교수입니다.
김용현: 북한의 군사적 능력, 특히 미사일 발사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에 대해서 또는 국제사회에 대해서 북한이 한편으로는 대화, 또 한편으로는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그런 이중적인 북한의 입장이 표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KN-02 미사일은 옛 소련의 이동식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 SS-21을 개량한 것입니다.
북한은 현재 실전 배치 중인 이 단거리 미사일을 2004년 1발, 2005년 5발, 2006년과 2007년 각각 3발을 시험 발사했으며 2007년 4월 인민군 창건 기념일의 군사행진 때 공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