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Meals, Not Missiles'
'미사일 말고 식량을’이라는 뜻을 가진 이 세 단어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잦은 미사일 발사로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워싱턴을 대표하는 신문인 워싱턴포스트 주말판을 장식한 광고물 문구입니다.
워싱턴포스트의 일요판 ‘아웃룩 (Outlook)'에 실린 이 광고물 문구 위에는 미사일 크기의 노란 옥수수가 북한 국기를 단 채 발사대에서 막 발사되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광고를 후원한 ‘세계평화연합’의 빅터 란다 국장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통화에서 북한이 자국민이 먹는 식량보다 미사일과 핵을 개발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쓰는 나라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 이 같은 광고를 게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동부의 메릴랜드 주에 본부를 둔 ‘세계평화연합(GlobalCoalitionforPeace.org)’은 비폭력과 세계평화를 위한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단체입니다.
빅터 란다:We think it will send a message to...(더빙) 워싱턴포스트에 중형 광고를 내 북한 정부가 전쟁을 준비하는 데 막대한 돈을 쓰지 말고 자국민을 먹여 살리는 데 그 돈을 쓰라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7월 4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 7발을 포함해 올해 모두 18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미사일 발사에 들어갔을 3억 달러를 합쳐 미사일 발사에 최소한 3억 4천만 달러가 소요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 돈으로 연간 식량 부족분인 100만 톤을 2년간 살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광고를 직접 제작한 재미 한인 이제석 씨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자신이 ‘세계평화연합’의 정식 회원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긴밀한 활동을 벌여왔다면서 식량난으로 고생하는 북한 주민이 한 끼 더 챙겨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광고비를 직접 모으고 광고물을 만들었다고 설명합니다. 이 씨는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에 얼마의 광고비를 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습니다.
이제석 이런 정치적이고 시사적인 중요한 안건들에 대해서 일반 대중이 굉장히 무관심합니다. 특히 젊은 층의 무관심이 심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기발한 아이디어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뉴욕에서 광고연구소를 운영하는 이 씨는 상업광고의 수주도 많이 받지만, 월드비전, 적십자사 등 비영리 단체에 무료로 광고를 제작해주기도 한다면서 앞으로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한 광고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에서 북한 인권을 위해 활발한 사역을 펼치는 수잔 숄티 디펜스포럼 대표는 이 씨의 광고가 ‘무척 강렬한’ 인상을 준다면서 이번 광고를 본 미국 독자들이 북한의 인권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