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북한이 실제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건지 여부는 좀 더 기다려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을 보인 건 사실인데요.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뭐라고 분석하고 있습니까?
박성우:
네, 전문가들은 4가지 정도 이유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 김태우 박삽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김태우:
첫째는 미국 정부로 하여금 북한 의제를 중시하라는 메시지,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핵 협상에서 북한을 대접하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고 싶은 것 같고요. 둘째는 북한 스스로 체제 불안감, 이걸 관리하기 위해서 내부 결속, 내부 단결을 끌어내기 위한 대외적인 긴장 조성이라는 목표가 있는 것 같고요.
셋째는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지금까지 지속해 온 남한 정부 길들이기, 북한이 원하는 노선의 대북 정책을 취하라고 압박을 가하면서, 남한 정부를 순치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는 것 같고. 넷째는 남한 내 반정부 세력을 계속 부추겨서, 남한 사회의 보혁 갈등을 부추기는, 이렇게 네 가지 정도로 보이는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 덜 중요하다 할 것 없이 네 가지가 다 굉장히 중요한 목표 같아요.
진행자:
네, 그야말로 다목적 포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이런 군사적 움직임을 어떤 맥락에서 이해하면 좋을까요?
박성우:
네. 우선 지난달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대남 전면 대결태세 진입'을 선언했죠. 또 30일엔 조평통이 나서서 '남북 간 정치군사합의 전면 무효화' 성명을 내놨습니다. 다음날엔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서 다시 이명박 정부를 압박했고요. 지난 2일엔 다시 총참모부가 나서서 "한국 정부는 한반도 핵 문제에 끼어들 체면도 자격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북측이 보인 행동은 공통분모가 있지요? 모두 한국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북한 지도부도 이명박 정부가 쉽사리 대북정책을 수정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 눈치고요. 그래서 이렇게 강하게 남한 정부를 압박해서 성과가 있으면 좋은 것이고, 성과가 없다면 미국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성과라도 있을 것이니 손해 볼 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국제사회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에 신경 쓰는 이유는 뭐라고 설명할 수 있나요?
박성우:
네. 북한이 핵을 가진 것도 문제가 되지만, 이 핵을 운반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장거리 미사일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일본에 떨어질 수도 있고, 또 제대로 만들었을 땐 대륙간탄도탄, 그러니까 태평양을 건너서 미국 본토에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쓰는 거지요. 실제로 지난 2006년 7월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유엔 안보리가 나서서 대북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기술이 실제로 얼마나 진전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1998년에 북한이 쏜 장거리 미사일. 이걸 놓고 당시 북한 정부는 광명성 위성을 쐈다고 선전했지요. 당시 이 미사일은 일본을 넘어가서 태평양에 떨어진 걸로 알려졌고요. 2006년 7월에 발사한 미사일은 40초가량 비행하다가 공중에서 부러져서 동해에 있는 무수단리 발사대에서 2km 이내 해안가에 추락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다시 말하면 현재까지 실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대포동 2호의 경우 사거리가 최장 6천km로 추정되기 때문에 미국 땅인 알래스카까지는 사정 범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이게 현실화되지는 않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알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뉴스에 '동창리 미사일 기지'가 등장했는데 어떤 곳입니까?
박성우:
네. 기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설은 동해안에 인접한 화대군 무수단리에 있습니다. 그런데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7-8년 전부터 새로운 미사일 기지를 짓기 시작했고요. 이건 무수단리 시설보다 더 큽니다. 여기서는 위성 발사체도 실제로 발사할 수 있는 시설로 평가받고 있고요. 지난해 말에 완공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작년 5~6월에는 장거리 미사일용으로 추정되는 로켓 엔진의 성능 실험을 여기서 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는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세워둘 수 있는 건물 10층 높이의 타워가 세워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동창리 미사일 기지를 새로 건설한 이유는 어떻게 풀이할 수 있나요?
박성우:
네, 북한은 2000년대 초반에 인민무력부 내에 '미사일 지도국'을 신설했습니다. 이걸 통해서 중•장거리 미사일은 물론이고,핵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게 북한의 의도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수단리에만 장거리 미사일 발사 기지가 있다면, 전쟁 시에 이곳만 폭격하면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수 없게 되지요. 그래서 추가로 동창리에 더 큰 미사일 기지를 만들게 됐다는 분석이고요. 이곳은 중•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한 대남 억지력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을 겨냥하는 장거리 미사일도 운영하는, 다시 말해서 전략의 다양화를 구사하는 차원에서 만든 시설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박성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우: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