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 공식 선언 Q/A]

북한의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24일 시험 통신위성인 ‘광명성2호’를 운반로켓 ‘은하2호’로 발사하기 위한 준비를 본격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의 발사를 공식화한 셈인데요, 박정우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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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박정우 기자, 우려했던 대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의 발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북한의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대변인 담화에서 “시험통신위성 ‘광명성2호’를 운반로켓 ‘은하2호’로 쏘아올리기 위한 준비사업이 함경북도 화대군에 있는 동해 위성발사장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미사일 발사를 사실상 공식 선언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8년 8월 발사한 발사체를 인공위성인 ‘광명성 1호’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장거리 미사일로 간주하고 ‘대포동 1호’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1998년에 이어 북한이 또 인공위성 발사를 명목으로 장거리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이제 남은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여기는 이윱니다.

Mc:

언급하신, 지난 1998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김일성 주석에 이어 본격적인 김정일 체제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북한은 1998년 7월26일 제10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치르고 나서 한달 뒤인 8월31일 광명성 1호를 발사했습니다. 이후 나흘 뒤인 9월4일 인공위성인 ‘광명성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하고나서 9월5일 제10기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김정일 위원장을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했습니다.

미사일 발사를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뒤 본격적인 김정일 체제의 개막과 연계한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북한이 내달 8일로 예정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치르고 나서 광명성 2호를 발사한 뒤 제12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를 열어 김 위원장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지명된 것으로 알려진 셋째 아들 정운의 지도력을 선전하는 데 미사일 발사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Mc:

그렇다면 미사일 발사 시기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이후에 빠르면 다음달로 예상되겠군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의 담화는 미사일의 발사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언론은 24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현재로서는 북한이 미사일에 연료를 주입하거나 발사대로 옮기는 등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징후가 없고 군사적 동향도 특별한 게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한국의 정보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준비를 이르면 1~2주 안에도 마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무수단리 기지에서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나서 궤적과 탄착지점을 탐지하기 위한 레이더와 계측장비 등을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 미사일의 발사는, 앞서 설명드린 대로, 대내 결속을 다지면서도 대외적인 메시지도 극대화할 수 있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내달 8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와 그로부터 한달 뒤로 예상되는 첫 전체회의를 즈음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Mc:

북한이 이처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려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

우선 북한 내부의 필요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인공위성, 즉 장거리 미사일의 발사 성공을 통해서 선군정치의 역량을 보여주면서 김정일 위원장 3기체제의 출범을 자축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조금 전 말씀드린 대로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3남인 정운이 본격 거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사일 발사를 김 위원장의 후계 구도를 공식화하는 데 활용하려는 북측의 의도도 읽혀집니다. 두 번째는 미국과 하는 협상에서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입니다. 인공위성을 발사해 탄도미사일 기술력을 과시함으로써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는 한편 협상의 의제를 핵에 이어 미사일로 확대하려는 포석입니다.

실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하면 사실상 핵탄두를 탑재한 핵 미사일을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다는 점을 시연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북한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Mc: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다면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후폭풍을 불러 올 예정입니다. 우선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한 뒤 유엔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06년 7월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와 그해 10월 핵 실험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각각 결의 1695호와 1718호를 통해 대북 제재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 결의에 따라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국제법 위반으로 간주해 유엔 차원의 제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6자회담의 재개도 상당기간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별도로 미국은 북한과 대화는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앤드루 세멀 전 미국 국무부 핵비확산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국과 북한의 양국 관계에 도움을 주지 않으리란 점은 분명하지만 결국 오바마 행정부는 6자회담을 지속하려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Mc:

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서 박정우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