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탄도 미사일 요격 실험 성공”

북한이 위성 발사체를 내달 초에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미국은 17일 태평양의 하와이 인근 상공에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국(MDA)은 17일 오후 2시30분 하와이의 카우아이섬 인근 상공에서 최종단계 고고도 전역방어(THAAD) 체계를 이용해 가상의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사일 방어국은 지상에 배치된 이동식 최종단계 고고도 전역방어(THAAD) 체계에서 발사된 두 발의 요격 미사일 중 한 발이 하와이 상공으로 날아오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에서 분리된 모의 탄두를 정확히 요격했다고 말했습니다.

미사일 방어국은 미사일을 요격하는 실험에서 한 발 이상의 요격용 미사일을 발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첫 번째 미사일이 요격에 성공하고 나서 두 번째 미사일은 바로 폭파됐다고 밝혔습니다.

최종단계 고고도 전역방어(THAAD) 체계는 주로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마지막 비행단계에서 요격하기 위해 배치됐습니다. 이번 실험에서 최종단계 고고도 전역방어(THAAD) 체계는 로켓에서 분리된 모의 탄두를 정확히 찾아 요격했다고 미사일방어국 측은 밝혔습니다.


<b>모렐 대변인: Since 2001, there've been 37 successful intercepts in 47 tests against ballistic missiles of all ranges short to long range. </b> <br/>

미사일방어국의 관계자는 북한이 위성 발사체를 발사하겠다고 발표하기 훨씬 이전인 수개월 전에 이번 요격 실험이 계획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난 9월에 한 요격 실험이 실패하고 나서 재실험용으로 이번 실험을 준비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미사일방어국의 관계자는 또 “최종단계 고고도전역방어(THAAD) 체계가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서 개발됐다”면서 북한의 위성 발사체 발사와 이번 요격 실험을 직접적으로 연관짓는 데 조심스러워했습니다.

그러나 미사일방어국의 이 같은 태도와 달리, 그동안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계속해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지지자들은 고무된 상탭니다.

17일 밤 워싱턴의 미사일방어국 본부에서 요격 실험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트랜트 프랭크스(공화, 애리조나) 하원의원은 “이번 요격 실험의 성공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계가 적의 미사일을 무력화하는 데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프랭크스 의원은 북한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미사일이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면서 “의회가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제프 모렐 국방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방어(MD) 체계가 지난 2001년 도입되고 나서 모든 사거리의 탄도 미사일을 대상으로 한 47차례의 요격 실험에서 37차례의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모렐 대변인: Since 2001, there’ve been 37 successful intercepts in 47 tests against ballistic missiles of all ranges short to long range.

한편, 미사일방어국은 올해 지상과 해상의 미사일방어체계를 이용해 모든 사거리의 탄도 미사일을 겨냥한 요격 실험을 추가로 몇 차례 더 실시할 계획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또 미사일이 기지에서 발사되고 나서 상승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항공기 탑재 레이저(ABL)를 이용한 요격 실험을 올 후반기에 처음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