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부 전문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과장”

북한이 인공위성을 실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경고하는 영상물이 공개됐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과장됐다는 견해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 재단이 3일 공개한 '33분, 새 미사일 시대에 미국 보호하기'라는 제목의 이 영상물은 북한과 이란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이 33분 이내에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b>코일 고문: 제가 보기엔 북한이 미국이나 일본 등을 공격할 만큼 자살적(suicidal)이지 않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미국이나 일본 등을 향해 발사하면 그 위치가 금방 추적당합니다. 이 경우 그 대가는 엄청납니다. 그 보복은 확실히 엄청나다는(absolutely massive) 점이 자명합니다. </b> <br/>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연구기관인 헤리티지 재단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통해 주장하는 바는 미사일 방어(MD)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재단은 1시간 분량의 이 영상물을 통해 북한과 이란이 개발 중인 장거리 탄도미사일이 3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미국 본토의 대도시를 타격해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재단은 특히 지금까지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데 5천억 달러가 투입됐지만 북한과 이란 등 적대국가와 테러단체가 미국 본토의 대도시를 미사일로 공격할 때 발생할 피해를 가정하면 이는 오히려 싼 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상물은 북한이 과거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사실을 자세히 언급하는가 하면 미사일을 앞세우고 북한군이 열병식을 하는 장면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모습도 자주 비쳤습니다. 재단은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개발을 실제로 현존하는 위협이라며 이를 냉전이 끝나고 나서도 여전히 진행 중인 새로운 위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 미국이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과장됐다는 견해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국방 관련 민간 연구기관인 국방정보센터(CDI)의 필립 코일 선임 고문은 북한이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해서 회의적입니다.

코일 고문: 제가 보기엔 북한이 미국이나 일본 등을 공격할 만큼 자살적(suicidal)이지 않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미국이나 일본 등을 향해 발사하면 그 위치가 금방 추적당합니다. 이 경우 그 대가는 엄청납니다. 그 보복은 확실히 엄청나다는(absolutely massive) 점이 자명합니다.

지난주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가 주관한 미사일 방어체계에 관한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기도 했던 코일 고문은 더욱이 북한이 자살행위가 명백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다 하더라도 현재 구축된 미사일 방어체계로 이를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코일 고문: 저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가 미사일 방어체계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해왔습니다. 국방부조차 현재의 미사일 방어체계는 한 번에 1~2발의 미사일만 요격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으로선 한꺼번에 많은 수의 미사일을 발사하면 요격을 피할 수 있는 거죠.

따라서 코일 고문은 비현실적인 위협에 맞서 성능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계속 구축하는 대신 외교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3일 해리티지 재단이 영상물을 상영하고 나서 연 토론회에서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70~80%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실질적인 첫 번째 외교적 도전이라고 밝혔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만약 북한이 대포동 2호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하면 하룻밤 사이에 동북아시아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됩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위협은 간과된 경향이 있는데요.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다면 북한의 위협이 실질적이란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만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북한에 대해 각종 제재를 가하고, 미사일 방어체계의 수립을 가속하고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특히 경제 제재를 규정한 유엔헌장 7장 41조 외에 군사적 제재를 규정한 유엔헌장 7장42조를 원용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