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인공위성이 무슨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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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장거리 로켓발사 이후 자축 분위기를 대대적으로 띄우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인공위성이 민생에 무슨 도움이 되냐고, 무덤덤한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 성공을 발표한 후 전국적으로 명절분위기를 띄울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국경지방의 한 기계공장에 다니는 노동자는 "12일 점심시간에 공장 간부가 달려와 위성발사가 성공했다고 알려주어 알았다"면서 "오후에 하던 일을 중단하고, 무도장에 나가 춤을 추라고 해서 저녁 늦도록 춤을 췄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시내 곳곳에 세워진 방송 차들에서 '위성을 자체로 쏘아올린 위성대국'이라는 내용으로 계속 방송했다"면서 "아마 위에서 행사를 크게 벌이라고 지시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위성발사 소식을 접한 주민들의 반응은 이외로 무덤덤했다고 그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행사에 동원된 주민들은 "간부들은 좋을지 몰라도 우리한테 그게 무슨 필요가 있냐?"며 "광명성 1호를 쏠 때도 인민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달라진 게 뭐냐"며 위성의 실효성에 회의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주민은 "2009년 '광명성 2호'를 쏠 때도 위성으로 텔레비전 신호를 중계한다고 했는데, 우리 지방은 전기가 없어 텔레비전을 못 본지 꽤 됐다"고 말했습니다.

한 겨울 밖에 나가 춤을 춰야 했던 주민들의 원성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 신의주 지방의 한 대학생도 "대학에서 청년들을 동원시켜 오후에 춤을 췄는데, 손발이 꽁꽁 얼어들어 무슨 신바람이 났겠는가"고 말했습니다.

지난 5일 평양을 비롯한 서해안 지방에 20cm의 폭설이 쏟아져 최근 신의주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는 "광명성 3호에서 김일성 장군의 노래와 김정일 장군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고 하는데, (당국이)14년 전에도 똑 같은 소리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미 1998년과 2009년에도 위성 발사에 대한 자축 행사를 벌여 왔기 때문에 이번 행사를 크게 반기지 않을 거라고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안모 씨는 말합니다.

탈북자 안씨: 그때 우리가 (1998년)처음에 목격했던 것보다는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없을 것 같아요. 왜냐면 주민들은 장사로 살아가기 때문에..."

그는 "북한이 10년 넘게 인공위성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주민들에게 그 효과를 증명해보이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