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의 강제북송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번지고 있는 요즘 북한 당국이 행불자가 있는 세대에 대한 가구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행불자가 탈북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남은 가족들이 오지 추방 등 엄한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탈북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 실종자 가구를 대상으로 정밀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 민 모 씨는 "탈북자로 추정은 되지만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해 행불자로 분류된 사람들의 가족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민 씨는 "조사방식도 매우 지능적이어서 가족들을 동시에 조사하지 않고 한 사람씩 분리해서 심문하며 행불자의 행방불명 시점과 집을 나간 동기 등을 세세하게 따져 가족 간에 진술이 조금이라도 차이가 나면 며칠씩 조사를 계속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설령 진술이 일치한다 해도 조사요원을 바꿔가며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묻는 등 진술의 허점을 찾기 위해 매우 강압적인 방법을 쓴다고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황해도 해주의 친정집에 다녀왔다는 화교 조 모 씨도 "해주일대에서도 실종자 가구를 조사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증언으로 미루어 보아 북한 당국이 전국적으로 실종자 가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민 씨와 조 씨는 모두 "조사 결과 만약 행불자가 탈북한 것으로 밝혀져 탈북자 가구로 분류될 경우 그들이 오지추방과 같은 처벌을 받을 것이 뻔하다"고 예상했습니다.
최근 들어 북한당국이 행불자 가구를 정밀 조사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면서 "사실상 탈북한 것으로 보이는 행불자를 색출해 내기 위해 작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 당국이 최근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송환 위기에 놓인 탈북자 문제가 장기화 될 경우, 그들이 연결고리가 되어 탈북자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작년 가을 중국과의 접경 도시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른바 '폭풍군단 검열'에서 장기 실종상태에서 5년 이상 복귀하지 않은 자는 탈북자로 분류해 그 가족들에게 '오지추방'이라는 철퇴를 내린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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