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에서는 '경애하는' 지도자 일지는 몰라도 인터넷에서만큼은 아닙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인터넷에서 친구를 사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표적 웹사이트인 페이스북에 영문으로 ‘김정은(Kim Jong Un)’이란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가입자를 검색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사진과 함께 같은 이름으로 되어 있는 이용자가 20여명이나 됩니다.
모두가 저마다 김 제1비서가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꾸몄지만 웹사이트 특성상 거짓 정보로도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진위여부를 가리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이용자는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에 올라 있는 사진과 함께 김정은 제1비서의 활동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일부에선 김정은을 찬양하는 글도 올라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웹사이트 이용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이용자 대부분이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하는 대목입니다.
역시 김정은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밝은 해 떠오르는 새해에는 하늘이 내려주는 우주 기운으로 남북 평화 통일의 초석을 확고하게 닦으시어 한반도 만고 역사에 성군으로 추대 받으시기를 기원드린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통일을 기원한다’는 네티즌의 댓글도 눈에 띕니다.
하지만 김 비서의 업적과 활동상을 다룬 글과 사진 밑에는 어김없이 김 비서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글들이 잔뜩 쓰여 있습니다.
김 비서의 외모를 놓고 ‘북한주민들은 굶어 죽어가는데 너는 뚱뚱하게 살만 쪘냐’는 글도 눈에 띕니다.
심지어 김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까지 거론하며 비난의 강도를 높이는 상황입니다.
최근 북한에서 열린 전당세포비서대회 관련 동영상을 올린 한 이용자의 글에는 김정은을 비난하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이어집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한 인터넷 토론 웹사이트(일간 베스트 저장소)에서는 김정은을 사칭해 운영되는 페이스북에 매일 들어가 김 비서를 비난하는 글을 남기자는 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물론 김정은을 홍보하는 웹사이트까지 공격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스페인, 즉 에스빠냐 출신의 친북인사가 운영하는 조선우호협회라는 단체도 김 비서의 이름을 사용해 페이스북에 계좌를 열고 홍보자료를 올렸다가 자체 홈페이지(www.korea-dpr.com)가 네티즌들의 공격을 당해 최근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김정은 제1비서와 그를 추종하는 웹사이트를 상대로 한 비난과 공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