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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는 불법사채업자들의 악행으로 인한 피해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높은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 꽃제비로 전락하는가 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주민들도 많다고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이에 관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화폐개혁이 시작되기 이전인 2009년 5월, 북한 보안당국은 불법적인 고리대행위를 하는 자들을 엄벌에 처한다는 내용의 경고문을 발표했습니다. 고리대금업자들의 횡포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로 번졌기 때문입니다.
그해 11월 30일, 북한당국이 기습적으로 강행한 ‘화폐개혁’은 많은 주민들의 반발을 샀으나 돈 없는 농민들과 절대적인 도시 빈곤계층들로부터는 크게 환영을 받았습니다.
특히 북한은 화폐개혁을 실시하면서 “화폐교환 이전에 거래된 개인들의 빚을 법적으로 일체 무효화 한다”고 선포함으로써 과도한 사채에 짓눌렸던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화폐개혁으로 잠시 주춤했던 고리대업자들의 횡포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화폐개혁으로 많은 손해를 본 불법사채업자들이 잃은 돈을 회복하려는 과도한 욕심으로 그 수법도 훨씬 잔인해졌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주민은 “2월 9일에 혜산시 춘동 5반에 사는 19살의 청년이 빚 독촉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다”며 “지난해 가을에는 빚 때문에 집까지 빼앗긴 한 가족이 중국으로 도주하다 붙잡히는 사건을 비롯해 고리대와 관련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지난해 7월에도 사채를 갚지 못해 몰락한 한 가족의 사연이 노동당 중앙위까지 보고되어 큰 파문이 일었다고 합니다.
양강도 과학기술연맹 지부장이었던 이씨(66살)는 중국과 장사거래를 위해 고리대업자에게 돈을 꾸었는데 장사에 실패하면서 빚을 갚지 못해 집까지 빼앗기고 꽃제비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문제는 집까지 팔아 빚을 다 갚았지만 엄청난 이자를 못 받았다는 구실로 악덕고리대업자가 그의 딸이 살던 집까지 빼앗으려 들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이씨 측이 8총국 군인들을 동원하고 고리대업자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을 동원해 서로대리전을 치르다 10여명의 군인들이 중경상을 당하는 사고가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사건이 보고되자 북한당국은 즉각 중앙검찰소를 파견해 악덕 고리대업자를 구속했지만 겨우 노동단련대 처벌 4개월을 받고 그나마 도중에 병보석으로 풀려났다며 이씨는 한푼도 보상받지 못했다고 소식통은 증언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례가 가난한 서민들에게는 큰 충격을 주었고 악덕고리대업자들의 기를 살려주는 기회로 되었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의 대학생 소식통도 “이자 돈(사채)을 쓰는 사람들은 대체로 밀수를 하거나 마약거래를 하는 사람들”이라며 “한탕만 하면 큰돈을 벌수 있다는 유혹에 한탕을 했다가 망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고리대업자들로부터 빌린 돈을 주로 불법적인 장사행위에 쓰이기 때문에 억울해도 법에 고소하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집과 재산을 다 빼앗긴 사람들은 가정이 뿔뿔이 흩어져 꽃제비로 전락하든가 아니면 스스로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 고리대업자들은 한 달에 15%의 높은 이자를 계약으로 돈을 꾸어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 달이 되어서도 돈을 갚지 못할 경우, 그날부터는 매일 15%(한 달에 450%)라는 살인적인 이자를 물게끔 되어있어 한번 돈을 꾼 사람들은 영원히 그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소식통들은 “이러한 고리대금업자들은 배경이 든든해야만 할 수 있다”며 “당 간부들과 사법일꾼들이 뒤를 잘 봐주기 때문에 누구도 손을 댈 수 없다”고 말해 악덕고리대업자들이 권력층과 유착돼 주민들의 돈을 갈취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