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폐개혁, 중소상인들 가장 큰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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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가에 돈을 끌어들일 목적으로 기습적인 화폐개혁을 단행하면서 낭패를 본 주민들과 당국 사이에 신뢰가 하락되는 균열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30일부터 전격 화폐개혁을 단행하면서 북한 내부 민심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이 화폐교환 량을 10만원으로 제한하면서 다량의 화폐를 보유했던 주민들 속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 국경지역과 연락하고 있는 중국 요녕성의 한 소식통은 북한에서 화폐교환이 시작되면서 돈 많이 갖고있는 사람들이 머리가 터질 지경이라고 말했습니다.

“은행친구가 이제 11시부터 화폐교환을 하니까 돈 좀 바꾸라고 해서 화교 집에 가니까 위안화를 바꾸어주지 않더래요. 이것들이 다 알아가지고, 장마당도 문을 닫고 상점도 문을 닫고 난리가 났대요.”

신의주에서 옷 장사를 하고 있는 한 북한 주민은 중국에서 나오는 천을 넘겨받아 평남도 장사꾼들에게 넘겨주고 북한 돈 300만원을 갖고 있었는데 갑자기 화폐교환을 하자 남은 돈을 처리하지 못해 장사를 망쳤다고 한탄을 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이전에 달러나 위안화를 바꾸어 주던 화교들도 집 대문을 닫아걸고 일절 외부와 거래를 끊었고, 신의주 지역에서는 어떤 화교가 북한 돈 수천만 원을 가지고 있다가 다 날리게 되자, 그 돈을 불살랐다는 소문도 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권력기관과 내통하고 있는 돈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방법이 있다면서 화폐개혁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북-중 무역관계자는 말합니다.

“글쎄 조선에서는 화폐 교환하는 것은 속도전입니다. 그렇게 빨리 순간에 합니다. 돈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 머리가 좀 아픕니다. 그런데 다 어떻게 대책을 세우겠죠…”

북한이 화폐 교환 량을 한정시키고, 시기를 짧게 정해도 바꿀 사람은 다 바꾼다고 다른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북한에서 1992년 7월에 있은 화폐개혁 때 당시 평양시의 고위층 자녀였던 한 탈북자는 자기네는 북한 돈 1원짜리 화폐까지 모두 다 바꾸었다면서 심지어 지방의 친척들이 가지고 온 돈도 은행에서 다 교환해주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 부기장(회계책임자)으로 근무했던 50대의 한 탈북자는 “그때 당 비서가 자기한테 돈을 맡기면서 처리하라고 지시해 중앙은행에 가서 70%이상을 교환해주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이번 화폐개혁에도 근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화폐개혁에서 제일 많이 손해를 본 사람들은 중소상인들, 영세한 주민들로 알려졌습니다.

화폐개혁을 하기 하루 전, 평안북도 지방의 한 주민은 집에서 고이 키우던 80kg짜리 돼지를 20만원에 팔았는데, 다음날 갑자기 화폐교환이 시작되면서 단위가 100:1로 낮아지자, 결국 1년 키운 돼지를 쌀 1kg 가격인 2,000원에 판셈이 되었다고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는 등 곳곳에서 주민들의 피해가 드러나고 있다고 다른 중국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이번 화폐개혁으로 인해서 가뜩이나 신뢰를 잃은 북한정부는 장차 주민들로 부터 완전히 외면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2002년 이후 돈 가치가 계속 떨어져 웬만한 주민들도 장사밑천이라도 만들어보려고 겨우 몇 십만 원씩 벌어 갖고 있는 돈을 국가가 무효화 시킬 경우 국가가 인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다는 사회적 불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