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론 북 무도 기지 피해 파악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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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사진에 찍힌 북한 무도 해안기지에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사격 흔적이 선명하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위성사진만으로 북한 측의 피해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게 미국 내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전합니다.

미국의 위성사진 업체인 ‘지오아이(Geoeye)’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지난달 25일, 북한 무도 해안포 기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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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무도의 북서쪽에 한국군이 대응한 것으로 보이는 ‘K-9 자주포'의 포탄 흔적이 보입니다. 논밭과 북한군 막사 인근에 10여 발 이상 떨어졌지만 일단 이로 인해 파괴된 건물은 없어 보입니다.

북한이 연평도를 향해 포를 발사한 지난달 23일 한국군도 대응사격으로 살상반경이 50m인 'K-9 자주포' 50여 발을 북한의 무도 기지에 쐈습니다. 위성사진을 분석해 보니 그 중 한 발은 막사와 매우 가까운 거리에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위성사진 한 장으로 북한군의 피해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 미국 내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 출신의 브루스 벡톨(Bruce Bechtol) 안젤로 주립대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함께 무도의 위성사진을 분석하면서 한국군의 대응사격이 북측의 포격을 멈추게 하고 일부 피해를 줬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3일 밝혔습니다.


Bruce Bechtol:

위성사진을 보면 한국군의 대응사격이 북한의 군 시설과 무기 체계에 일부 피해를 줬을 수 있지만 한 장의 위성사진으로 확실히 알 수 없죠. 위성사진 하나로 북측의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벡톨 교수는 북한 개머리 진지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사격도 북한군이 방사포를 발사한 뒤 이동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피해를 줬을 수 있지만 역시 위성사진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We just don't know, I mean they may have hit some good targets, they may not have.)

미국의 국방과 안보연구기관인 ‘랜드(RAND)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도 무도에 떨어진 'K-9 자주포'의 탄착군만으로 얼마나 많은 지역이 피해를 당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From the pictures, I can not tell how large an area was affected by the K-9 artillery shells.)

하지만, 베넷 박사는 북한이 연평도를 향해 방사포와 해안포를 발사할 때 한국의 '대포병레이더(counter battery radar)'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보도를 접했다면서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국군이 정확하게 대응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고장 난 대포병레이더와 북한의 새 방사포의 공격이 한국군의 대응을 저하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한국군이 앞으로 정확한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대포병레이더'의 배치가 강화되고 'K-9 자주포'와 같이 즉각적으로 적의 위치를 타격할 수 있는 포 전력의 증강과 기술 확대가 필요하지만 북한의 포 공격을 공중에서 방어하는 능력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베넷 박사는 조언했습니다.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무도기지에 대한 대응사격으로 북한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고 권영세 국회 정보위원장도 북한군의 인명피해가 제법 클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를 놓고 논란이 계속됐습니다.

미국의 또 다른 군사 전문가도 위성사진으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알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북한 측에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주장은 위성사진 외에 또 다른 정보에 근거하지 않았겠냐고 추측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