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11월 16일을 북한의 '어머니날'로 제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김정은의 모친인 고영희를 염두에 둔 것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에는 부모님에 대한 은혜와 효의 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날로 5월 8일 ‘어버이날’이 있습니다.
북한은 국제적 명절인 ‘국제부녀절’을 공휴일로 지정해 기념해왔지만, 어머니 혹은 아버지를 위한 기념일을 별도로 만든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도 ‘어머니날’이 생겼습니다. 11월 16일입니다. 11월 16일은 김일성 주석이 1961년 어머니의 역할에 대해 연설한 날로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정령으로 이날을 ‘어머니날’로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8일에는 이를 기념하는 우표도 발행했습니다. 기념우표를 보면 어린아이를 보듬고 있는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우표 맨 윗부분에는 ‘어머니날’이라는 문구가 있고, 그 밑에 작은 글씨로 11월 16일이 적혀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2일에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어머니의 날’을 만든다고 전했지만, 당시에는 정확한 날짜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어떤 이유로 ‘어머니날’을 제정했을까요?
다양한 관측들이 나오고 있지만, 북한의 어려운 현실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즉 올해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했지만,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구호나 기념일 제정이 필요했다는 겁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여성이 그동안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했고, 어머니도 희생만을 강요당했지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측면들이 많은데요. 북한이 이번에 '어머니날'을 제정한 것은 여성의 지위를 높여주고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하겠다 그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일부 언론에서도 김정은 노동당 제1 비서에 대한 여성의 지지를 확대하기 위한 방향에서 제정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북한은 김일성의 모친인 강반석에 대해 ‘위대한 조선의 어머니’라는 호칭을 붙였습니다.
김정일의 모친인 김정숙의 경우에도 ‘불요불굴의 공산주의 혁명투사’, ‘항일여성 영웅’, ‘백두산 3대장군’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개인숭배를 위해 김정숙의 고향인 회령 등에 커다란 동상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이번 ‘어머니날’ 제정은 김정은의 모친인 고영희를 염두에 둔 것이란 지적도 있습니다.